<'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해도 '학생의 인권'이 폐지되지는 않는다>
2024/05/01
중학교 때 수학선생의 착각으로 대걸레가 몇 자루 부러질 때까지 맞은 적이 있었다.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 폭행을 가하던 선생을 붙잡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선생은 교무실로 따라오라고 했다. 그것은 마치 학교의 양아치들의 '화장실로 따라와'같은 느낌이었다. 교무실에 가서 차분히 자초지종을 따지니 선생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중한 사과는 없었다.
그러나 겨우 이 정도로는 '나는 가혹한 과거를 가졌어요'라며 말도 꺼내기 어렵다. 1990년대의 학교를 다녔던 내 모든 친구들도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폭력이 대물림 되어서는 안된다는 시대적 공감대가 있었고 선생들의 연령대가 바뀌면서 점점 교권의 폭력이 사라져갔다. 전교조의 역할도 컸다. 그러니 2010년이 되어서야 만들어진 '학생인권조례'는 그 조례를 통해 학생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선언보다는 바뀐 세상이 되었음을 천명하는 것에 가까웠다.
지난 4월 26일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주도하여 서울시에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했다. 주된 논지는 '학생인권조례'에 의해 조성된 분...
그러나 겨우 이 정도로는 '나는 가혹한 과거를 가졌어요'라며 말도 꺼내기 어렵다. 1990년대의 학교를 다녔던 내 모든 친구들도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폭력이 대물림 되어서는 안된다는 시대적 공감대가 있었고 선생들의 연령대가 바뀌면서 점점 교권의 폭력이 사라져갔다. 전교조의 역할도 컸다. 그러니 2010년이 되어서야 만들어진 '학생인권조례'는 그 조례를 통해 학생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선언보다는 바뀐 세상이 되었음을 천명하는 것에 가까웠다.
지난 4월 26일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주도하여 서울시에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했다. 주된 논지는 '학생인권조례'에 의해 조성된 분...
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현 관악구의회 의원,
전남과학고등학교 졸,
전남 목포 출생,
세상이 조금더 평등한 곳이길 바라는 정치인,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준비하는 정치인
@John 진보진영에 그러한 역사적 책임이 있다는데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실제로 최초의 '학생인권조례'는 부족했던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킨 중요한 시금석이기도 했구요. 다만 현실정치인으로서 전선을 좁히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담론을 풍부하게 가져갈 수 없는 집권준비당의 한계도 동시에 인정하는 바입니다. 임태훈같은 분은 사회적 역할도 충분했기에 이번에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참 좋았을텐데요.(그러나 안타까움과 동시에 그럴 수 없었던 정치적 한계도 동의한다는 이야깁니다.)
@joomooyeol 댓글을 찬찬히 읽어보니까 조금은 다듬새가 부족했던 제 생각을 제대로 정리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그러한 부분에서 학생인권조례 부분도 그렇고 성소수자 등 약자들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민주당이 원내에서 힘을 써줘야 하는데(아무래도 그런 담론을 제시하는 소수정당들로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현 국회에서 민주당이 좀 미적지근한 부분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의원들의 경우 몰이해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모습을 보고 아쉬움과 실망감이 들더라고요...
@John 저는 지금의 국민의힘을 보면 예전 운동권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교조주의적이랄까요. 그들만의 새로운 도덕적원칙을 세우고(그것이 우파본연의 것이든, 좌파적 내용에 대한 백래시이든) 그것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반페미, 낙태금지, 성 정체성에 대한 성경주의 등의 이슈에서 국민의힘이 종교단체의 압력에 굴복한다기 보다는 국민의힘 자체가 종교적(혹은 교리주의적)이 되어가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충남에서도 그렇고 서울에서도 그렇고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이유가 뭘까요...
다른 이유들이 다 납득이 되지 않아 저는 '혹시나 모 종교단체와의 야합이나 그들의 로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한데...
@joomooyeol 댓글을 찬찬히 읽어보니까 조금은 다듬새가 부족했던 제 생각을 제대로 정리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그러한 부분에서 학생인권조례 부분도 그렇고 성소수자 등 약자들에 대한 부분도 그렇고 민주당이 원내에서 힘을 써줘야 하는데(아무래도 그런 담론을 제시하는 소수정당들로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현 국회에서 민주당이 좀 미적지근한 부분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의원들의 경우 몰이해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모습을 보고 아쉬움과 실망감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충남에서도 그렇고 서울에서도 그렇고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이유가 뭘까요...
다른 이유들이 다 납득이 되지 않아 저는 '혹시나 모 종교단체와의 야합이나 그들의 로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