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상의 개관

파라과이 박
파라과이 박 · 현재 한국 번역가 협회 회원입니다.
2024/02/12
프롤로그—중세
중세란 유럽 역사에서 서로마 제국의 몰락(395경)부터 르네상스 시대까지의 시기(르네상스 시대의 출발점은 유럽 내의 지역과 요인들에 따라 13, 14, 15세기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됨)를 말한다.
중세의 명칭과 그것에 따르는 관례적 의미는 이탈리아 인문주의자들에 의해 나쁜 뜻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인문주의자들은 고전적인 학문과 문화를 부활시키는 작업을 하면서 1,000년에 걸친 암흑과 무지의 시대가 고대 그리스·로마 사회와 자신들을 갈라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생각은 인문주의자들의 업적과 이상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어떤 의미에서 인문주의자들은 자신들의 특출함을 내세우기 위해 중세라는 시대를 창안해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세는 중요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문화적 발전의 시기였으며 인문주의자들이 활약한 르네상스 시대 사회변혁으로 이어지는 토대를 마련한 시기였다.
410년 여름 서고트족의 알라리크가 로마를 약탈한 사건은 서방세계의 정치구조와 사회분위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왜냐하면 로마 제국은 유럽 대부분과 아시아·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대해 사회적 응집력의 토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5세기에 유럽 남부와 서부로 이주한 게르만 부족들은 결국 그리스도교로 개종했지만 자기들의 관습과 생활양식을 대부분 유지했다. 그들이 새로 들여온 사회조직형태의 변화로 중앙집권적 정부와 문화적 통일은 불가능해졌다. 로마 제국시대에 이룩한 비교적 효율적인 농경술이라든가 광범위한 도로망, 급수체계, 선박 운항로 같은 질적으로 향상된 대부분의 생활방식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었고 예술적·학문적 성과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퇴보현상은 로마의 몰락부터 1000년에 이르기까지 암흑시대라고도 하는 초기 중세에 지속되었으며 다만 샤를마뉴 대제가 확립한 카롤링거 왕조의 개화기에 일시적으로 중단되었을 뿐이었다. 막간의 그 시기를 제하고는 한시도 거대한 왕국이나 어떤 다른 정치구조가 유럽에 자리잡고 안정을 이룩한 적이 없었다. 사회적 통일성의 토대를 제공해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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