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모멘트에서 GPT 모멘트로

2022년 11월에 공개된 ChatGPT은 디지털 정보생산과 분석 방식을 전환시키는 티핑 포인트가 되고 있다. 2016년 3월 알파고-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모두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 경탄의 대상은 ChatGPT으로 바뀌었다. 지난 4달 동안 많은 ChatGPT을 사용한 경험담들이 블로그, 페이스북 포스팅을 빼곡히 채웠다. “내가 직접 써보았는데”하는 개인적 실험과 평가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졌다.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알파고 모멘트’는 이제 ‘ChatGPT 모멘트’ 앞에서 빛이 바래졌다. 중요한 점은 퀀텀 점프와 같은 AI 기능 혁신이 불과 6년이 걸렸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 GPT-4가 공개되었다.) 

알파고와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바둑을 잘 두는 꼬마와 철인7종 경기 선수만큼이나 능력에서 차이가 난다. 보고서 초안 작성, 코딩, 에세이 작문, 번역, CS 등 사무 데이터의 요약 정리, 여행 계짜기를 대화형 AI가 해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ChatGPT은 사용자가 컴퓨터 언어를 몰라도 프로그램 코팅을 가능하게 해주고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업무 생산성 개선뿐 아니라 검색과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 생성의 방식을 영원히 바꾸어버렸다는 면에서 ChatGPT는 월드와이드웹(WWW) 탐색용 웹브라우저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ChatGPT가 생성하는 정보가 모두 정확한 진실은 아니다. ChatGPT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은 사실을 문장으로 내놓는 환각(hallucination)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AI에 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오류로 부르는 편이 정확하겠다). 예컨대 필자 이름을 입력하자 MIT 교수라고 잘못 대답하거나, 집필하지도 않은 책들을 버젓이 열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