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3일,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조기석방 시킨 것은 가히 당혹스러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과 공탁한 이재용을 처벌하는 것이 촛불시민들의 요구였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이재용은 박근혜정부 시절 국민연금이 승인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가장 큰 수혜자다. 

   

더군다나 사과하지 않는 이재용에 대한 용서는 촛불혁명과의 결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재용을 사면하지 않되 가석방시켰다. 올해 초부터 청와대, 법무부장관, 당대표 등은 사면이 아닌 가석방으로 이재용을 풀어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왜 이재용의 가석방에 사활을 걸었을까? 몇 가지 가설이 있으나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첫째,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가설. 즉 용서로 정치경제범을 참회시키겠다는 가설. 그러기에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부와 여권의 단호한 입장이 설명되지 않는다. 둘째, 이재용 없이 대한민국 경제가 어렵다는 가설. 이재용이 서울구치소를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삼성은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셋째, 문재인정부와 이재용의 국정농단 2.0. 그건 이미 범죄경력이 있는 이재용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설사 그런 게 있었다면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이 가만히 있었겠나.

   

   

경제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앞서 언급했듯이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그 실적이 국민경제나 민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업의 실적이 민생으로 이어지려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은 신규투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