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는 갤로웨이 ①

오터레터
오터레터 인증된 계정 · 새로운 시각을 찾아냅니다.
2022/11/10
스캇 갤로웨이 (이미지 출처: 피봇 팟캐스트, 유튜브)

스캇 갤로웨이(Scott Galloway)는 테크 업계의 분석에 탁월한 인물이다. 뉴욕 대학교(NYU)의 스턴(Stern)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한국의 기업인들 중에 이 비즈니스 스쿨을 다닌 사람들이 제법 많아서 그의 수업을 직접 들은 사람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인물이고, 단순히 대학교의 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성장시켜 팔아본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현재도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많은 기업의 사외이사로 있기 때문에 업계의 동향을 제일선에서 파악해서 들려준다. (그가 쓰는 책들은 한국에도 빨리 번역되어 업계에서 널리 읽힌다.)

하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갤로웨이가 유독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가 가진 엄청난 쇼맨십과 통찰력이다. 우선 그의 쇼맨십은 아래 영상을 보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거다. 웃통을 벗고 나와서 몸 자랑을 하면서도 입만 열면 자신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다며 '셀프디스'를 하는 50대 후반의 교수가 몇이나 될까?

관련 영상 링크:
https://twitter.com/katie_robertson/status/1410982902196850689?s=20&t=E36KLBix8Hr6ZPBNMV051w

그러니 미디어는 갤로웨이를 아주 좋아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하지 않는 요란을 떠는 것만으로 유명한 건 아니다. 그는 가장 진부한 얘기를 하는 순간에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법을 안다. 아래 영상의 제일 앞부분을 한 번 보자. 올해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한 키노트 연설에서 갤로웨이는 자신의 주특기인 업계 동향 예측을 하는데 (갤로웨이의 업계 예측은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 듣는다) 나오자마자 하는 첫인사를 들어 보라.

관련 영상 링크:
https://youtu.be/zRcl77pnbgY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2700초이고 보여줄 슬라이드는 149장인데, 아침을 안 먹고 나왔고 많은 사람들 앞에 섰으니 "어쩌면 이 자리에서 토하고 기절할 수 있다"라고 하는 말을 하는데 무대에서 눈을 떼고 자기 폰을 들여다볼 청중이 있을까?

그럼 그의 통찰력은 어떨까? 나는 통찰력이나 인사이트(insight) 같은 말을 남발하는 걸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사람이지만 갤로웨이가 종종 내놓는 예측은 그게 맞고 틀리고를 떠나 '이건 통찰력이다'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가령 최근에 그가 CNN에 등장한 장면을 보자. 앵커인 제이크 태퍼는 이 영상의 말미(5:16)에서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의 계정을 다시 살려서 활동하게 허락할 것인지 묻는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테크와 문화, 국제정치를 다루는 온라인 매거진입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매주 2회 글이 올라옵니다.
55
팔로워 235
팔로잉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