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사했습니다. 탈출은 지능순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10/27
7월에 콜센터를 관두고, 휴식 없이 바로 어떤 회사에 들어갔더랬습니다. 회사 이름을 밝히면 제가 솔직하게 말하기 힘들어지니 회사 이름은 굳이 밝히지 않겠습니다. 회사에 피해를 주고 싶진 않아요. 네이버 카페를 운영하는 회사였습니다. 정확히는 코인에 관한 네이버 카페 하나를 관리하는 회사였고, 더 정확히는 네이버 카페'도' 운영하면서 코인 투자 관련 채팅방을 운영하는 회사였죠. 여전히 비엠은 잘 모르겠고 와닿지도 않습니다. 채팅방 운영하면서 수익을 땡기는 것 같긴한데, 그것만으로 회사가 굴러갈까 싶어서 말이죠. 네이버 카페 자체는 돈이 되는 게 크게 없고, 채팅방과 네이버 카페는 서로 연동되지 않게 해두기도 했구요. 여전히 제게 미스테리인 회사입니다. 굴러간다는 게 신기하다는 점에서.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 알게된 거지만, 이런 회사들이 은근히 많고, 개인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알고보면 다 회사에서 굴리는 것들이더군요. 굳이 코인이 관련되지 않은 것들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예전 같았으면 전 "안될과학"이랑 "안될공학"이 크게 관련 없는 채널이라 생각했을텐데, 이 회사를 다니니 "안될과학"이나 "안될공학"이나 한 사무실 공유하면서 동영상 제작하고 동영상 소스 정하고 뭘 하면 잘 팔릴지 토론하고 하는 회사에 가까울 거라 생각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두 채널은 한 회사 안에서 굴려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서로의 채널을 추천하고 있거든요. "안될"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것도 사실 독특한 거라-관련성이 있다고 믿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기도 하겠지만요.

같은 맥락에서 "1분과학"처럼 "1분~"으로 시작하는 채널들도 어떤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쓰는 건가도 싶은데, 전 순진하게도 이런 것들은 개인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알아가는 게 있기는 했습니다.

알아가는 게 있긴했지만, 그런건 회사 들어가고 1주일이면 끝나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는 배우는 게 없어요. 신세계에 대한 설레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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