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레기를 위하여

정영일
정영일 인증된 계정 · 전 기자, 현 직장인
2023/04/03
“세계 최대 규모 해리포터 스튜디오, 서울서 3시간 거리에 들어선다”
   
3월 마지막 주, 매일경제 인턴기자의 한 기사는 하루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일본 도쿄에 문을 여는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이 기자는 ‘서울서 3시간 거리’ 라는 이해할 수 없는 제목으로 포털에 노출시켰다. 
   
한창 일본과 굴욕외교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이것이 바로 내선일체언론’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게하며 소위 말해 가슴에 불을 질렀다.  
   
   
pixabay
쉽게 마주치기 어려운 ‘기자’, 그들만의 리그 ‘언론사’
   

먼저 위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언론사의 무소불위 데스크권한에서 생겨났다.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언론사는 ‘기자입력기’ 등과 같은 자사 기사작성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기자입력기에 기사를 쓴 뒤에, 이를 일반회사의 팀장 혹은 부장급이 확인할 수 있도록 기사를 보낸다. 기사를 받은 데스크는 이를 수정 할 수 있는 권한과 곧바로 인터넷에 노출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적당한 수정을 거친다. 
   
다시말해, 기자의 기사작성 --> 데스크 송고 --> 데스크 확인 및 수정 --> 포털노출(네이버, 다음 포함) 순서가 된다. 
   
기사는 ‘기자’의 이름을 통해 노출된다. 기자가 온전히 그 기사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지만, 실제 글은 기자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위의 사례처럼 인턴기자와 언론사 데스크의 권력의 간극은 상상이상이다. 
   
인턴기자는 추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단서가 있을지라도 이제 막 기자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초년생이다. 언론사라는 시스템을 온전히 알고 있지 못하며, 회사 내 권력관계에서 최하층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데스크는 다르다. 최소 20년 가량은 글밥은 먹어야 그 자리에 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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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otc 영업사원이었으며, 전자신문에서 5년간 근무했다. 현재는 다시 회사원이 됐다. 책을읽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다. 이것은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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