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레기를 위하여
2023/04/03
“세계 최대 규모 해리포터 스튜디오, 서울서 3시간 거리에 들어선다”
3월 마지막 주, 매일경제 인턴기자의 한 기사는 하루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일본 도쿄에 문을 여는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이 기자는 ‘서울서 3시간 거리’ 라는 이해할 수 없는 제목으로 포털에 노출시켰다.
한창 일본과 굴욕외교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이것이 바로 내선일체언론’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게하며 소위 말해 가슴에 불을 질렀다.
쉽게 마주치기 어려운 ‘기자’, 그들만의 리그 ‘언론사’
먼저 위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언론사의 무소불위 데스크권한에서 생겨났다.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언론사는 ‘기자입력기’ 등과 같은 자사 기사작성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기자입력기에 기사를 쓴 뒤에, 이를 일반회사의 팀장 혹은 부장급이 확인할 수 있도록 기사를 보낸다. 기사를 받은 데스크는 이를 수정 할 수 있는 권한과 곧바로 인터넷에 노출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적당한 수정을 거친다.
다시말해, 기자의 기사작성 --> 데스크 송고 --> 데스크 확인 및 수정 --> 포털노출(네이버, 다음 포함) 순서가 된다.
기사는 ‘기자’의 이름을 통해 노출된다. 기자가 온전히 그 기사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지만, 실제 글은 기자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위의 사례처럼 인턴기자와 언론사 데스크의 권력의 간극은 상상이상이다.
인턴기자는 추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단서가 있을지라도 이제 막 기자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초년생이다. 언론사라는 시스템을 온전히 알고 있지 못하며, 회사 내 권력관계에서 최하층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데스크는 다르다. 최소 20년 가량은 글밥은 먹어야 그 자리에 앉을 ...
유한양행 otc 영업사원이었으며, 전자신문에서 5년간 근무했다.
현재는 다시 회사원이 됐다.
책을읽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쓴다. 이것은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다.
기사가 문제되면 기자는 데스크탓, 포털 노출이 문제되면 포털 운영사는 알고리즘탓........수건 돌리기하듯이 떠넘기고...
@최서우 사실 오바마 기자회견에서 질문못하는 기자는 저는 다르게 봤어요. 기자사회에서 오픈 장소에서 진짜 질문은 잘 하지 않아요. 그건 나만의 기사를 쓸 수 없으니까요. 내가 질문하는순간, 어떻게 보면 내가 준비한 비기를 모두에게 보여준 것이 됩니다.
물론, 그 장면이 잘했다고 하고 싶진 않아요.
다만, 기자사회가 덮어놓고 비판하기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펜의 힘 에 대한 글 을 읽으며 감동할때도 있었는데 요즘 기사를 읽다보면 한숨이 나올때가 많아요. 어쩌면 그리 영혼도 없고 저질의 문장을 써대는지...
오바마 기자회견때 질문하나못하던 한국기자들 생각나네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김병민 빅브라더와 결탁한 구체제 하수인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와닿네요. 저는 여전히 언론이 바로 설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는 않습니다. 현재 종이신문을 중심으로 방송이 절대적 여론형성 권한을 쥐고 있지만, 3프로 등 거대 방송 등 출현이 지속되는 만큼 레거시 미디어의 도전이 가시화 될 것이라 믿어요. 그때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되는 언론 개혁이 함께 하겠죠.
언론을, 기레기라고 치부하기엔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영향을 주고있고 우리는 언론을 버리고 살 수도 없는게 현실이니까요.
어떻게든 변화시키게 하는 것이 시장의 논리로 촉발되고 있고 거기에 맞춰 화답하고 호흡하는건 이제 남은 우리들 몫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신랄한 지적에 공감했습니다. "언론은 세상의 변함을 가장 먼저 알고 있었지만 가장 늦게 변하고 있다"라는 말, 인상적이네요. 또한 "미디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를 제외하고는 '언론사'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지적도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언급한 '빅브라더'를 견제해야 하는게 언론의 역할일텐데, 오히려 빅브라더와 구체제의 하수인이 되는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언론이 대량의 정보를 취급하던 권위에 의존하는 구조에 머무른다면 앞으로는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정영일 현장의 목소리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최성욱 사실 업계에서 일하는 기자는 자신들이 권력을 가진지 모릅니다. 실제 기사 하나하나의 권력은 없는 것이 맞구요. 그러나 이들이 모였을땐 엄청난 여론을 만든 뒤죠. 근데, 이렇다보니 기자의 책임감이 희석됩니다. 내가 쓴 글이 사회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덜하게 되는거죠. 분명 기자 개개인은 영향력이 사라졌는데, 그 사라진 책임감이 모여 엉뚱한 영혼없는 기사 양산으로 잘못된 영향력을 발휘하는 셈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무관의 제왕 다운 권력자의 길을 가겠죠
권력 없는 서민은 울뿐이고
펜의 힘 에 대한 글 을 읽으며 감동할때도 있었는데 요즘 기사를 읽다보면 한숨이 나올때가 많아요. 어쩌면 그리 영혼도 없고 저질의 문장을 써대는지...
오바마 기자회견때 질문하나못하던 한국기자들 생각나네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신랄한 지적에 공감했습니다. "언론은 세상의 변함을 가장 먼저 알고 있었지만 가장 늦게 변하고 있다"라는 말, 인상적이네요. 또한 "미디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를 제외하고는 '언론사'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지적도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언급한 '빅브라더'를 견제해야 하는게 언론의 역할일텐데, 오히려 빅브라더와 구체제의 하수인이 되는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언론이 대량의 정보를 취급하던 권위에 의존하는 구조에 머무른다면 앞으로는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분석글 감사합니다.
@정영일 현장의 목소리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최성욱 사실 업계에서 일하는 기자는 자신들이 권력을 가진지 모릅니다. 실제 기사 하나하나의 권력은 없는 것이 맞구요. 그러나 이들이 모였을땐 엄청난 여론을 만든 뒤죠. 근데, 이렇다보니 기자의 책임감이 희석됩니다. 내가 쓴 글이 사회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덜하게 되는거죠. 분명 기자 개개인은 영향력이 사라졌는데, 그 사라진 책임감이 모여 엉뚱한 영혼없는 기사 양산으로 잘못된 영향력을 발휘하는 셈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무관의 제왕 다운 권력자의 길을 가겠죠
권력 없는 서민은 울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