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에서 배경을 지운다는 것의 의미

서동민
서동민 · 공주 원도심 가가책방 책방지기입니다.
2024/02/23
  국어사전에서 '배경'을 찾아보면 '뒤쪽의 경치', '사건이나 환경, 인물 따위를 둘러싼 주위의 정경', '앞에 드러나지 아니한 채 뒤에서 돌보아 주는 힘', '문학 작품에서 주제를 뒷받침하는 시대 사회적 환경이나 장소'라는 의미가 차례로 나온다._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원도심이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되새기게 되는 배경의 의미는 세 번째, '앞에 드러나지 아니한 채 뒤에서 돌보아 주는 힘'이다. 몇 번인가 방송에 나가고, 신문 인터뷰에서 '공주의 매력에 빠져서 이주했다'는 얘기를 하다보니 종종 "도대체 공주의 어떤 매력에 빠졌느냐?"고 묻는 사람을 만난다. 그럴 때면 늘 하는 대답이 공주 원도심의 고즈넉함과 낮고 조용함, 사람들의 순함과 평화로움이었다. 오가는 길에 들어설 수 있는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 재미를 품고 있는 골목길이 좋았다거나 서울을 오가는 데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남짓 걸린다는 지리적 이점도 뒤에 붙이곤 했다.

 만 5년이 지난 지금, 서울을 떠나 공주에 살기로 결심했던 진짜 배경은 뭐였을까 스스로에게 새삼스레 물어본다.
공주 봉황재 한옥_글쓴이 사진
  단계적으로 생각해 보면 처음 배경은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갑자기 공주에서 한옥 게스트 하우스를 열었다는 지인이다. 여행으로는 처음 찾아온 공주, 무령왕릉도 아니고 원도심 한가운데 있는 1960년에 지었다는 한옥이 그렇게 편안했다. 밤이 되기 전 초대한 지인들과 슬슬 마을 한 바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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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로컬에서의 삶, 소도시에서 작은 책방하기, 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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