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공범의식

이강제
이강제 · 도시계획전문가
2023/12/15
슬로베니아 평원



그들의 공범의식


1.
내 컴퓨터 화면 바탕에는 슬로베니아 평원이 펼쳐져 있다. 버스 차창으로 찍은 사진이다. 골짝 출씬인 내 눈에는 숲과 밭이 어우러진 드넓은 평원처럼 평화로운 풍경이 따로 없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그런데,그 화면에선 바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평화롭지만 적막하다.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장자가 말하는 대붕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몇천리나 되는 큰 날개를 펼쳐 구만리 푸른 하늘을 날 수 있게 해줄 바람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좁디 좁은 이 나라 수십, 수백년 동안 갈등에 찌들어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이 나라를 훌쩍 떠버리고 싶어도 산들바람조차 느끼지 못하는 내방에서 그 나라로 날아갈 수도 없는 일. 하긴 화면 속 슬로베니아도 오래 전 유고내전때 서로 씨를 말리는 참혹한 전쟁터이기도 했으니 어디로 간들 내가 바라는 무정부주의적 평화가 보장될 것 같진 않다.

2.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힘이 참패한 이후 총선 이전에 이재명이 감방가는 모습을 볼 가능성은 거의 제로가 되어버렸다. 어쩌면 다음 대선때까지 수많은 사건들이 병합된 이재명 재판의 1심도 나오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조차 나오는 판국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해골바가지 이해찬이 좌파 20년 집권론을 떠들던 것이 괜한 자만심이나 대책없는 낙관론이 아니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그들이 준비해온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었겠지만 의외로 그들이 짜놓은 좌파카르텔이 견고하고 무시무시하다는 점에 놀랄 수밖에 없다.

이재명과 김만배, 정진상...... 그냥 양아치, 시러배 아들놈이거나 저질잡범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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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진주>, 문학사상사, 2019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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