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영공 노리는 프랑스 군수 산업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3/05/06
  •  로맹 미엘카렉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라팔 전투기 외교


인도가 프랑스와 라팔 전투기 36대의 구매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인도 총리와 친분이 있는 기업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이 인도 기업이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애인이 제작한 영화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별로 이목을 끌지 못하는 듯하다(2014년 집권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다쏘 사와 라팔 전투기 계약을 맺으면서 인도 측 파트너로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을 지정했다. 이 그룹의 자회사, 릴라이언스 엔터테인먼트는 올랑드의 애인인 쥘리 가예트가 제작한 영화 <정상으로(Tout là-haut)>에 거액의 제작비를 투자한 바 있다-역주). 특히 전투기를 포함한 무기 판매는, 지난여름 프랑스가 인도에서 수행한 군사 미션이 증명하듯이, 각별히 파리의 지정학적인 야심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이곳에 마지막으로 왔던 것은 폭탄을 투하하기 위해서였다.” 이 프랑스 공군 장교는 지난 8월 27일 하노이에 기수를 내린 라팔 전투기 3대의 ‘역사적’ 착륙을 낭만적인 어조로 축하했다. 이 라팔 전투기는 1954년 이래 처음으로 북베트남에 배치된 프랑스 전투기였다. 공항 지근거리에 위치한 공군기지에서는 12명의 프랑스 조종사들이 베트남 조종사들과 마주했다. 건물은 식민지풍의 낡은 분위기를 풍겼고, 비품들도 다소 유행이 지나 보였다. 베트남 공군 제921연대를 지휘하는 장군이 베트남 측 배석자들을 소개했다. 2명의 작전 책임자와, (베트남군의 설명에 의하면) 베트남의 정치위원이 배석했다. 그리고 이들 옆에 자리한 프랑스의 파트리크 샤레 장군은 프랑스 측 인사들을 소개했다. 전통의상을 입은 젊은 여성들이 다소 부자연스러울 만큼 엄격한 격식에 따라 차를 대접했다.

베트남 공산당과 베트남민주공화국의 아버지인 호치민의 초상화 밑에서, 파트리크 장군은 통역관이 자신의 말을 옮겨주기를 기다리며 프랑스 공군이 거둔 승리를 언급했다.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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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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