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부터 자기 일은 자기가 합시다, 존엄을 위해
2021/10/21
"아저씨! 0000 차 좀 빼주세요!"
"몇 번이요?"
"0000!"
"(주섬주섬) 네~, 잠깐만요."
"빨리요. 지금 차 빼야 해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아주 익숙하게 펼쳐지는 풍경입니다. 입주민과 경비노동자간의 대화입니다. 급하다는 입주민과 그 급하다는 입주민의 차가 원활하게 나갈 수 있게 다른 입주민의 차를 빼주는 경비노동자 사이의 묘한 기류.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엔 요새 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주차장이 없습니다. 단지 바닥을 이루는 지층이 단단한 돌로 돼 있어서 지하주차장을 팔 수 없었다는 전설 같은 게 구비전승 돼왔어요.
이 아파트에 1991년부터 살았다는 한 아저씨는 "그때는 차가 별로 없어서 공터에서 축구도 했었는제 지금은..."이라는 말도 전해지고요. 지금은 주차공간이 모자라 테트리스처럼 차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차를 쌓는 것은 입주민의 몫이지만, 사람들은 따뜻한 집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