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깨어있음

조융 · 시인, 조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2021/12/09
스님들의 신발은 헝크러지는 경우가 없이
항상 가지런하게 놓여있다고 한다
매순간 깨어있는 의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스님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깨어있기는 하지만 깨어있지 않은 상태로 살아간다
나도 깨어있음을 추구하려 하지만
거의 무의식적으로 살아간다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길을 걷고
무의식적으로 티비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밥을 먹고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말을 한다
그렇게 반쯤 잠든 채로 살다 보면
사소하게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리를 떨다가 무릎을 부딪히거나 
발가락을 문턱에 찧거나
손등이든 발목이든 정강이든 
언제 생긴지도 모르는 상처들과 멍을 씻다가 발견할 때가 많다
나는 오늘도 사과를 깎다가 손가락을 베였다
도마를 쓰기가 귀찮아서 사과를 손에 들고 잘랐기 때문이다
손가락을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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