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여자들기록팀] 햇볕이 좋아서 경리노동자, 허진희 씨-1

싸우는여자들기록팀
싸우는여자들기록팀 인증된 계정 · 싸우는 여자들에 대해 씁니다.
2023/08/08
햇볕이 좋아서 경리노동자, 허진희 씨
-우리 단 두 명이지만 노동조합도 하고 파업도 합니다-

글쓴이 : 시야
노동자가 담대해지는 순간을 만나고 싶어서 취재하고, 노동자를 편들고 싶어서 기록한다.



서면시장 상인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 게 죄가 되나요?

서면시장은 부산의 중심가에 어울리지 않는 허름한 건물에 볼품없는 상가라도 서울 명동 시장을 능가하는 땅값이라고 들었다. “서면시장 땅값이 한 평당 공시지가가 8,000만 원을 넘어선” 지는 한참 지났다. 부산 진구에 위치한 서면시장은 1960년대 초 상인들이 부산시에 보증금을 내고 임시 건물을 지어 장사를 시작했다. 그 후 임시 건물을 철거하고 현재의 4층 건물을 지어 시장을 개설하였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1972년에 시장상인들의 모임은 사단법인 서면시장번영회를 설립하였다. 번영회는 점포를 소유한 상인들 즉 점포주를 회원으로 한다. 점포주 90%가 점포를 임대하고 떠나있어 대다수가 임대 상인이지만 임대 상인은 임대료와 관리 세를 낼 의무가 있을 뿐이다. 번영회는 점포주가 선출한 회장과 부회장인 회장단과 상가건물 각 층마다 이사를 선출해서 법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운영한다. 

허진희 씨가 사단법인 서면 시장번영회로 입사한 건 2015년 6월이었다. 20대부터 줄곧 사무직 경리업무를 했었다. 나이가 어릴 때는 친구 따라 화려한 쇼핑몰에서 잠깐이지만 옷 장사도 해봤다. 재미있지만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은 힘들었다. 

“나는 햇볕이 있을 때가 좋구나.” 

그는 9시에 출근해서 낮에 햇살을 받으면서 일하는 게 좋았다. 
ⓒ비주류사진관(정남준)

번영회 사무실은 서면시장의 관리사무소나 다름없다. 허진희 씨가 맡게 될 회계, 경리업무는 230여 개의 상가를 찾아다니면서 관리비와 재산세를 수납하고 서면시장에서만 사용하는 쓰레기봉투를 판매한다. 주차장의 수익금을 시설공단에 보고하고 정산한다. 번영회의 각종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번영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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