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여자들기록팀] '같이 사는 것'도 투쟁이 될 수 있나요?-3
2023/08/18
‘같이 사는 것'도 투쟁이 될 수 있나요?
: ‘함께 살기'를 위해 투쟁한 여성의 이야기
글쓴이 : 태린
‘내가 발 딛고 선 곳'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학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청년 여성들의 노동 기록 프로젝트 : 소란'을 통해 청년 여성 노동을 기록해 왔습니다. 지금은 진보정당 활동가로 일하며,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정치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함께 산다는 것'이 늘 아름답지는 않지만"
인터뷰를 기획하며 들었던 가장 큰 고민은, “누군가의 삶을 ‘투쟁'이라는 키워드와 연결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고민도 있었다. 먹거리를 나누고, 돌봄 공동체를 만들고, 기후위기에 맞서고, 버려진 동물들을 돌보고… 마포에서 활발하게 일어나는 활동들의 주축은 주로 여성이다. 일상을 가꾸는 일들이기에 이들의 노동과 활동이 일부분 폄하되는 건 아닌지. 남성들이 소위 ‘제도권'에 진입할 때, 여성들에게는 ‘생활 정치'라는 영역만이 허락되는 것은 아닌지가 늘 마음에 걸렸다. 한편으로, 이러한 시각이 오히려 지역을 대상화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검열하게 됐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싸움’이나 ‘투쟁'으로 생각하는지.
“‘함께'라고 하면 사람들은 공동체, 조화, 아름다움을 생각해요. 하지만 ‘함께주택'의 ‘함께'는 그런 의미보다는, 국가와 사회가 주거 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함께해야 한다는 뜻에 가까워요. 사회에 대한 반항의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에요. 시작부터 투쟁이었죠.
흔히들 말하는 마포의 지역활동이 시작된 게 90년대 중반이에요. 공동육아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건데요. 사실 시작은 신촌이었는데, 세가 비싸니까 성산동까지 넘어오게 된 거죠. 공동육아로 시작해, ...
각자의 위치에서 싸워온 (여)성들의 ‘싸움’을 여러 각도에서 담아 세상에 전하고자 모인 프로젝트 팀입니다. 여덟 명의 필자가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