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 대신 불편한 진실

엄마
엄마 · 내가 바라보는 세상
2024/03/17
잘 지낸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지 않다.
잘 지내는 척 엄마와 동생들,친구들에게 결혼생활동안 거짓을 말했다.
누구나 다 힘들게 살고 있으니 나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고
오로지 내 문제라 생각했다.
평생을 술취한 아빠에게 고통받은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는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늘 다짐했었다.
나는 점점 내 모습을 잃어가고 더이상 밝은 웃음도 사라져가고 있던거다.
내가 아이들 데리고 집을 나왔을때 
친정의 반응은 의아함이었다.
'애들 다 커가는데 조금만 참고 살지'
'여자 혼자 애들 데리고 어떻게 살려고 하냐' 등등

처음 시설에 입소했을 때 아이둘과 난 핸드폰을 반납했다.
2주동안은 원래 그렇다고 한다. 
남편들로부터 우릴 위치노출이나 혹은 우리가 연락할 수도 있기에
비공개시설 특성상 그렇다한다.
2주 후에 친정에 연락했을때 이미 남편의 친정에 연락으로 난,
아무일도 없는데 갑자기 애들과 증발해버린 사람이 되어있었다.
아빠는 말씀하셨다.

"아니, 갑자기 너 없어졌다고 애들 애비가 실종신고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긴 했었는데..."

몇년전 처음 폭력을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아빠는 새벽 일찍 기차를 타고 올라오셔서
'다시는 내 딸눈에 눈물나게 하지 말게' 라고 호통까지 치셨었다.
밤새 잠을 못주무셨는지 빨갛게 충혈되신 눈과 
무릎 관절염으로 절뚝거리며 돌아가시는 뒷모습에 난 더 많이 울었다.
'내가 왜 얘기했을까 나만 참으면 되는데.
  열심히 벌어서 남편으로부터 독립하자.' 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악착같이 일을 했다.
죽고 싶었던 내게 마지막 죽기 아니면 살기였다. 
아이들과 독립해서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내 사업처럼 일을 했다.
그래서인지 매출도 올라가고 내가 목표한 급여액과 인센티브도 받았다.
생활비를 하고 모은 돈으로 당시 가장 저렴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그집은 마이너스상태로 입주기간이 끝나고 있고 
난 잔금도 치루지 못한채 아이들과 월세 유목민이 되버렸다.
멍하니 아이들과 함께 꿈꾸던 생활은 
이미 포기한채 이 멀고먼 지역까지 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지극히 개인적인 곳입니다. 일기쓰기. 견뎌내기 위해 쓰는 사람. 주거임대시설에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83
팔로워 51
팔로잉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