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버튼’의 규칙이 지배하는 한국정치

김민석
김민석 인증된 계정 ·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 특파원
2023/09/08
현재 한국 정치가 이상하게 진행되는 이유는 대통령실이 여론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채택한 방법론이 바로 ‘발작버튼 정치’이기 때문이다. 이 정치의 모습은 ‘발작버튼’으로 ‘왕따’를 만들어내가며 ‘일진’의 권력을 공고하게 구축하는 과정과 완벽히 동일하고, 이 과정에는 피해자,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들 각자의 역할이 있다.

끔찍하고 천박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안타깝지만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발작버튼을 대체 뭐라 설명해야 하나

우리 시대의 인터넷 (유신)헌법같은 권위를 가진 나무위키는 발작버튼의 순화어로 역린(逆鱗)을 제시하지만, 역린으로는 이 발작버튼의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 발작버튼과 역린은 둘 다 상대방에게 절대 말해야 하지 않는 아주 무례한 말이나 치명적인 인신공격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발작버튼은 말 그대로 상대방의 ‘발작’에 주안점을 둔 말이다.

즉, 상대방이 과도하게 화를 내고 흥분하지만 결국 ‘말을 하는’ 자신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없고 오히려 상대방의 분노와 울분을 즐기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고, 이 점에서 발작버튼은 왕따를 만드는 수단, 혹은 왕따를 괴롭히는 수단으로 간주된다. 

발작버튼은 나 자신이 인간으로서의 윤리와 도덕을 버린다면 이 만큼 재미있고 행복한 것이 없다. 원래 악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의 힘을 빌릴 수 있었던 좀 스케일이 큰 악인들은 사람들의 눈을 가린채 일렬로 묶어놓고 총을 쏴 양민학살을 하고, 조폭들은 보호비를 뜯기 위해 식당에 가서 기물 한두개쯤은 파손해야 한다. 

그런데 발작버튼은 그냥 말 몇마디로 사람의 분노와 울분에 정신을 못차리게 만들 수 있으니 정말 졸렬하지만 경제적인 ‘괴롭힘’ 방법인 셈이다. 여기서 문제는 발작버튼이 ‘버튼’인 것은 듣는 피해자가 온갖 패륜적인 말이나 행위를 해도 딱히 대응할 방법이나 의지가 없어 그냥 무력하게 있다는 점이다. 말로 상대방을 흥분시켜서 내가 뚜드려 맞는 상황은 발작버튼이 아니라 요...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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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아래와 같은 일을 합니다. -항공우주 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 특파원 -한국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비즈한국 '밀덕텔링' 코너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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