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먹는다
2023/09/16
새벽 두시쯤 눈이 떠진다.
어둠을 만지다 몸을 일으킨다.
그 새벽에 나는 걷는다.
온갖 잡념들이 들어안지 전에 나는 길 위에 선다
한 시간쯤 걷다가 돌아와 마시는 새벽 커피, 나의 생명수이다. 맛과 향이 아닌 그 보다 앞서 떠난 언니가 내가 툭 던져준 선물이란 느낌이다. 자, 마셔. 마시고 힘을 얻어. 언니가 병상에 누워있을 때 "커피향만이라도 맡고싶어" 했던 언니에게 내가 놓아둔 커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