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러버스 앤 베어> 덫에 걸린 삶, 그 지옥

flyingswan
flyingswan · 사적인 관점 (스포일러 주의)
2024/05/21
어렸을 때의 일이다. 학교에 갔더니 교실 분위기가 평소와 달리 묘하게 어수선했다. 평소와 달리 교실 한구석에 자리 낯선 무언가 때문이었는데, 교실 앞쪽 칠판 아래 바닥에 쥐 한 마리가 있었던 것이다. 끈끈이 덫에 걸린 커다란 쥐 한 마리. 작은 생쥐가 아니라 꽤 커다랗던 그 쥐는 몸부림을 많이 쳤는지 끈끈이 바닥에 닿을 수 있는 부분이란 부분은 모조리 끈끈이에 들러붙어 있었다. 깜짝 놀라 벗어나려 몸부림치면 칠수록 점점 더 단단하게 점점 더 많은 부위가 끈적한 바닥 안으로 침잠되었겠지. 그러나 결국 턱까지 붙어 더 이상 옴짝달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에도 그 쥐는 조용히 죽어가는 대신 때때로 온몸을 격렬하게 비틀어댔고, 그럴 때마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뼈마디를 모두 부숴버리겠다는 듯 그의 겉가죽은 강렬한 전기라도 흐른 것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터져버리기라도 할 듯 거세게 요동쳐댔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몸부림쳐대도 그 쥐는 그 덫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몸부림치면 칠수록 오히려 그 덫에 더욱더 단단하게 붙잡히기만 할 뿐. 

그 광경은 정말이지, 잔인하고 끔찍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린 순간을 살아간다는 건 정말이지 잔인하고 끔찍한 일인 것이다.

때론 사람들도 그와 같이 덫에 걸린 순간을, 덫에 걸린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상처와 고통과 과거를 안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그 고통을 과거로 묻은 채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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