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작담 주간 공방 일지
2022/12/28
창문 하나 없는 지하 공방은 아침이나 밤, 여름이나 겨울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계절을 짐작하는 일 마저 어려운 건 아니고.
이를테면 틀어놓은 난방기의 온도 표시창이라던가, 피워놓은 등유 난로 위에 얹어둔 구운 귤이라던가. 환기할 때를 제외하면 빈틈없이 틀어막은 문틈이라던가. 두툼하게 껴입은 공방장의 옷차림 등으로 넌지시 알아차릴 수 있다.
공방 일기를 쓰지 않기로 한 건 올해 늦 여름에 내린 결정.
처음 공방 일기 썼던 날을 떠올렸다. 커다란 포부 같은 건 다른 세상 이야기. 그저 처음 꾸린 내 공간에서 할 일 찾지 못해 노트북 키보드 두드렸던 것이 전부.
그렇게 하루 이틀 끄적인 목공방의 기록은 4년이 넘는 시간, 약 천 편의 일기로 남았다.
어쩌다 가끔 초창기 공방 일기를 보는데, 신기하리만치 지금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오늘도 한 것 없이 퇴근시간에 닿았다는 말을 쓰고, 나무에 배운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일관성 ...
나무로 가구를 만듭니다. 글을 쓰고 때때로 그림 그리거나 사진을 찍지요. 사람들은 재주가 많다고 하지만, 재료가 다를 뿐. 결국 이야기를 짓는 일입니다.
다음 일기도 기대돼요 작가님✨️
다음 일기도 기대돼요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