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메타버스.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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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8
안녕하세요, 에디터 구현모입니다.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렌 버핏의 격언이 있습니다. 당시 버핏은 90년대 말 IT 기업의 버블이 터지는 현상을 빗대어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요즘 같은 시황이라면, 사실상 모두가 발가벗고 수영을 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중에서도 ‘이 친구들’은 발가벗은 걸 넘어 뼛속까지 보이는 수준입니다.

바로 메타버스 기업들입니다. 판데믹이 엔데믹으로 바뀌고, 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기 후퇴가 다가오자 메타버스라는 단어도 사라지고 메타버스 기업이라는 주식 테마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체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주식 시장의 찬란한 주인공이었던 메타버스 기업들,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한 번 볼까요?



메타 : 당찬 포부, 초라한 실적

(출처: Unsplash)
메타는 누구보다 메타버스에 진심이었습니다. 애플의 앱투명성 정책으로 인해 예상되는 손실액만 무려 100억 달러인 상황이기에,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진심에 비해 실적은 초라합니다. 메타의 VR 디비전의 매출은 21년도 2분기 대비 48% 늘어났으나 손실 역시 늘어나서 무려 2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올해 3분기 순이익은 43억 9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넘게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전체 비용을 10% 줄이며 인력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주가는 무려 6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습니다. 

주커버그는 메타버스가 총 3단계로 진화할 거라고 말했으나, 지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펠로톤을 즐기고 있다면 메타버스에 들어온 거라고 말하니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메타버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비록 오큘러스가 VR기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매출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방향은 잘 모르겠습니다.

메타가 내놓은 서비스의 성적 역시 초라합니다. 뉴스레터 흐름에 맞춰 내놓은 불레틴도 접었고, 클럽하우스 붐에 따라 만든 오디오 룸스도 기존 페이스북 라이브에 통폐합시켰습니다. 인스타그램의 발전도 지지부진합니다. 오랫동안 사용자가 갈구해왔으나 지원하지 않았던 프로필 내 다수 링크 삽입 역시 이제서야 지원됩니다. 사용자로서 사진 저장은 왜 지원안해주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자랑스레 출범한 릴스는 틱톡과 유튜브 숏츠에 밀리고 있습니다. 

이름까지 바꾸면서 출범했지만, 방향성이 없습니다. 메타가 여태껏 내놓은 서비스는 항상 방향성이 있고, 그에 따라 성공했는데 메타버스만큼은 그 방향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큰 건 메타의 그나마 장점인 오큘러스가 섹시하지 않고, 그래서 사고 싶지도 않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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