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11/24


자기소개

전 '엄마'입니다. 네, 유튜브를 보여주면 보여준다고 욕먹고 보여주지 않으면 보여주지 않는다고 욕을 먹으며 삽니다. '맘충'이라는 단어로 정의되기도 하는 그런 '엄마'라는 종족입니다. 유급노동을 하지 않는 전업주부이기 때문에 간혹 '설거지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무급노동의 가치를 주장하면 '모성애'로 옭아맵니다. 유전적으로 정해졌으니 닥치고 살림과 육아에 힘쓰라고요. 물론 좋은 육아에 대한 판단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아이의 성장이어야 합니다. 

늘씬한 몸매와 고른 치아 따위로 드러나는 외모는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가꿔야 하는 곳이고 학군지에서 국내외 명문대로 이어지는 학벌 라인은 당연히 구축해줘야 합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이를 위해 자금을 마련해두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돈은 많을수록 좋다고 하니까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차피 집에서 하는 일도 없는데 아이라도 제대로 키워야 하지 않겠어요? 전 정말 완벽한 아이로 키울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을 기록했습니다. 전 이렇게 훌륭한 엄마랍니다. 댓글도 최소 오십 개씩 달려요. 네이버 블로그에 육아 일기를 쓰고 인스타그램에 가장 예뻤던 순간들을 올립니다. 이렇게 잘 키우다니 제 스스로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져요.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한 사람의 삶을 키우는 것이라고 하던데요? 저 아니었으면 누가 이렇게까지 해주겠어요. 

신생아 때부터 컨셉 사진이 유행이라 성장앨범 촬영을 멈추지 않았어요. 평범한 아파트에 거주하며 네팔에서 만든 옷을 입고 살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왕자님 컨셉으로 찍은 사진이 우리 아이의 모든 것이 된답니다. 그러니 그만둘 수가 없어요. 꿀벌 옷을 입히고 찍은 사진을 올렸더니 다이렉트 메시지가 서른 개 왔어요. 구입처를 묻는 사람, 촬영 스튜디오를 묻는 사람, 하다못해 촬영 휴식 시간에 아이가 들고 있었던 유아 물통을 묻는 사람도 있었어요. 역시 난 물건 고르는 눈이 탁월해요. 

고사리 손으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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