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차별

얀코
얀코 · 게임 / 잡담러
2023/07/29
게임 밸런스 패치를 10년 넘게 제작한 적이 있다. 지금도 고전 게임 하나를 3년 넘게 밸런스 패치를 만들고 있는데 작업을 하다 보면 홈페이지에 들러 몇몇 분들이 댓글을 써 주신다. 그런데 간혹 재미있는 댓글을 본다. 이 부분을 수정하면 플레이어가 유리해지는데, 이 부분을 수정했으면 좋겠다는 글이다. 나는 게임을 더 어렵게 만들거나 긴장감 있게 만드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거절하기는 하지만 최근에 다시 그런 댓글들이 보인다. 내가 만드는 패치 성향을 모르시거나, 혹은 아시면서도 정말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왜 사람들은 게임을 쉽게 만들려고 하는 걸까?
https://www.freepik.com/vectors/human-illustration

이영도, 게임은 놀이에 불과하다

드래곤 라자 등을 집필한 유명 소설가 이영도 씨는 2003년 대산문화재단 웹진에 ‘판타지와 비인간들’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내용 중에는 ‘컴퓨터 게임은 예술인가’라는 문단이 눈에 띄었다. 거기서 이영도 씨는 컴퓨터 게임은 예술이 아니라고 하며 주된 이유로 인간이 예술과 게임 세계에서 자신과 대등한 존재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들었다. 컴퓨터 게임이 그려내는 세계는 인간을 비추는 거울이 아닌, 증오를 투사할 적으로 가득한 세계이며, 예술은 인간을 직시하지만 컴퓨터 게임은 적대자를 제거하며, 예술은 인간을 말하지만 컴퓨터 게임은 인간에게 영합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아직 놀이라는 표현을 썼다. 

20년 전 컴퓨터 게임에 대한 평가와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영도 씨의 글에 대한 비평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 나는 이영도 씨가 했던 주장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컴퓨터 게임은 인간과 비슷한 이종족을 학살하도록 설계된 게임이 많다는 것이었다. 마치 좀비 영화에서 좀비를 무참히 죽이는 것처럼 게임에서도 같은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유저는 그것을 즐긴다. 사실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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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사를 2012년부터 쓰며 오마이뉴스, 게임 매체, 웹진 등에 다양한 콘텐츠를 기고했습니다. 여러 회사에서 경험한 것, 게임 패치를 만들며 겪은 것, 그리고 세상을 통해 깨달은 것을 잘 버무려 여러분에게 떠먹여 드리겠습니다. 가끔 맛있는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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