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동양인, 비혼모 - 김초엽,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바움다후 · 페미니스트
2023/12/26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여성, 동양인, 비혼모 - 김초엽,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여성과 남성의 규범적 역할은 노동, 경제, 정치 등의 문제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근대 산업사회는 핵가족 체제 속 여성과 남성의 이원화된 성 정체성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국가 권력은 여성은 출산과 양육의 과정을 담당하는 사적 주체로 경제 활동을 하는 남성을 공적 주체로 위계화함으로써 영속적 지배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생산의 영역에서 요구되는 개인적 경쟁과 이동성과 다르게 여성에게 요구된 가치는 타인을 위한 헌신과 희생이었다. 

문제는 금융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노동 시장 변화가 더 이상 이러한 위계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지 않으면서 생겨난다. 근대 산업사회에서 사적 감정으로 치부되었던 여성의 감정이 포스트 자본주의 체제를 성찰하는 매개가 된다는 논의가 설득력을 얻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위계 구조의 전도를 위해 필요한 일이 바로 여성의 신체를 재인식하는 것이다. 출산을 위한 신체가 아니라 그간의 남성 중심의 위계 구조가 집약된 몸으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재경 이모에서 조카 가윤으로 이어지는 시간과 우주인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국가와 그에 포획된 대중의 시간이 충돌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인류 대표가 최재경과 같은 부적절해 보이는 인물로 선발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재경이 최종 선발된 세 명의 비행사 중 한 명이었다는 것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 재경을 제외한 다른 비행사들은 항공우주국 본부 출신의 백인 남성이었다는 사실도, 대신 비난의 대상은 공정한 선발을 위해 항공우주국에 처음 도입되었다는 인공지능 스택마인드를 향했다. 

스택마인드 개발자들은 우주비행사들이 참여할 사이보그 그라인딩 프로젝트가 인간의 몸을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몸으로 탄생하는 과정이므로, 기존 신체의 적합성보다는 극한의 개조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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