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봄 오나? 쿠데타 3년 만에 군부 위기

2021년 11월 양곤 도심에서 반군부 기습시위를 벌이는 미얀마 시민들 (출처 : 연합뉴스)

🗒에디터노트
2021년 2월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발했다.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군부의 폭압과 그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저항은 한동안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지만, 군부 집권이 장기화되면서 미얀마는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 상황이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무력저항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군부가 열세에 몰리기도 한다. 그동안 군부를 지지해오던 중국과 군부의 관계도 심상치가 않다. 
지금의 이런 미얀마 정세 변화는 최근 우리 국민 19명이 미얀마에 장기 감금됐다 풀려난 사건과 관련이 있다.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두 사건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걸까. 지금 미얀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쿠데타 이전부터 지금까지 미얀마에 체류 중인 천기홍 교수와 함께 이야기했다.


지난 14일 우리 국민 19명이 미얀마에 장기 감금돼 있다가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대부터 40대까지의 이들은 큰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믿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취업사기였다. 그들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업체에 감금된 채 온라인 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동원됐다. (관련 기사)

🧑🏻‍💼미얀마 동북부 샨 주에 있는 태국 국경지역 타찌레익이라는 곳에서 구류돼 있다가 풀려난 건데요. 미얀마 동북부 지역은 각종 범죄 온상지로 악명이 높은 곳입니다. 전세계 마약의 40%가 생산되는 골든 트라이앵글(미얀마-태국-라오스 접경지역)이 속한 곳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마약 생산과 거래 뿐 아니라 온라인 사기를 벌이는 범죄 조직들이 우후죽순 늘어났고, 중국, 태국, 라오스, 베트남 등 인접국에서 인신매매까지 벌였습니다. 한국인들도 그곳에 잡혀있었던 거죠.


💬 그런데 그런 범죄와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저항에 어떤 관련이 있는 건가요.

🧑🏻‍💼샨 주 내에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지역인 무세(Muse)라는 곳이 있는데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에 이 지역을 기점으로 온라인 사기범죄에 가담하는 중국인이 급증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이 지역을 예의 주시해 왔고, 미얀마 군부에 이 지역의 특별단속과 감시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군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죠. 결국 중국은 이 지역을 통제하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와족 연합군과 공조해서 범죄자 소탕에 나섰습니다. 와족 연합군은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중국인 4천 6백여 명을 체포해서 중국에 인계했죠.

그러자 군부 입장이 난처해진 겁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군부의 연루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결국 군부는 자신들은 빠진 채 이 곳에서 세력을 키워 온 또다른 소수민족 무장단체 세 개의 조직이 직접 연루된 것으로 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불만을 가진 이 세 단체들이 '1027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저항을 시작했고, 그게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겁니다.


💬 군부가 자신들에게 덮어 씌우려 하자, 화가 난 무장단체들이 봉기한 거네요. 그런데 쿠데타 이후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저항은 계속 있었는데요, 이번에 다른 점이 있나요?

🧑🏻‍💼미얀마에는 약 40여 개의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있는데요. 그동안은 이 단체들이 각개전투를 해왔습니다. 군부 입장에서는 그 때마다 그 지역만 억압하면 끝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각 단체들이 연대해서 미얀마 북동부, 북서부, 남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봉기를 일으킨 겁니다. 전체 단체의 약 절반 정도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얀마 역사에서 이렇게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하나로 움직인 건 아마 처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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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에서 미얀마어를 전공했고 현재 미얀마 21년 차 거주 중이며 양곤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현재 박사과정 중인 미얀마를 사랑하는 연구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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