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사람

민국 · 민국
2023/04/09
저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두렵습니다. 정확히, 저를 아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두렵습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저는 이미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바뀐 지 오래인데, 그것을 모르고 제게 기대의 시선을 보내는 순간 정말 끔찍한 기분을 맛보게 됩니다.

기대. 네 기대입니다. 아주 자그마한 기대라도 그것은 날카롭게 저를 찔러댑니다. 그들의 기대는 내가 평생 그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되고, 평생 제가 그들을 두려워할 이유가 됩니다.

누구와도 만나지 못 하는 사람은 결국 인터넷 세상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은 정말 위대합니다. 아무런 부담 없이 나를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나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가지지 않는 사람들과
가벼운 관계로 지내다보면 이런 생각도 하고 맙니다.

혹시 내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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