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게임 속에서의 죽음의 의미 - 게임과 철학(4)

실컷
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04/12
VR게임에서 죽음 체험을 다루는 유튜브 게임채널(유튜브 풍월량 채널 캡쳐화면)

하이데거와 실존은 그리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 것이다. 하이데거 본인이 자신은 실존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감히 실존이라는 단어를 하이데거와 같이 쓰려고 한다. 먼저 가신 하이데거 선생님께는 대단히 죄송하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철학에서 존재에 대해 깊이 탐구했다. 

하이데거가 말한 '선구적 결의성' 개념을 먼저 살펴보자. 하이데거에게 현존재에게 세계가 개시될 때는 현존재가 불안을 통해 세계의 무의의성을 느낄 때이다. 세계의 무의의성은 용재자의 무를 통해 나타난다. 용재자가 쓸모-없음으로 나타날 때 현존재는 세계의 무의의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세계의 유의의성이 세계의 무를 통해 나타나는 아이러니한 현상인 것이다. 

대략적 논리적 구조는 이렇다. 불안이 현존재에게 용재자의 무의의성을 보여준다. 이 용재자의 무의의성은 곧 세계의 무의의성이 되며 세계 그 자체가 무의의성에 의해 드러나게 된다. 세계가 용재자의 용재성을 담지하고 있는 것을 무의의성의 솟구쳐 오름을 통해 깨달은 현존재는 세계와 세계-내-존재를 문제시한다. 세계는 어떤 곳이기에 용재성을 부여하며 유의의성으로 다가왔는지 현존재는 세계-내-존재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안이 무의의성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이 문제의식을 통해 현존재는 양심의 부름을 듣는다. 현존재는 세계의 무화를 통해 자신의 세계에 대한 피투성에 직면하지만 이는 편안하지-않음과의 직면이기도 하기에 대부분의 경우 이를 회피하려 한다. 하지만 양심의 부름은 현존재로 하여금 피투성에 정확히 직면하게 한다. 피투성에 직면한 현존재는 다시 불안을 본다. 불안의 이유가 피투성에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불안 속에서 양심은 현존재를 책임-있음으로 부른다. 책임-있음이 피투성에 대한 무적, 이유 없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심의 부름을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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