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와 다른 산유국의 의미. 석유 나왔으면 좋긴 하겠다만
2024/06/10
포항 앞바다 석유마저 정파적 문제가 되었다. 시추 성공 확률 20%마저 정파적으로 해석한다. 이른바 2찍들은 다섯 번 파면 한번은 나오는데 할만한 거 아니냐, 1찍들은 거 파보나 마나 안 나오는 거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모양. 심지어 2찍들은 석유만 나오면 그 동안의 모든 실책이 다 커버 되는 대박이 될 거라고 믿고, 1찍들은 나라야 어찌 되건 말건 제발 석유 한 방울도 나오지 마라 하고 고사라도 지낼 기세다. 우리나라는 과학이고 뭐고 무조건 1찍 2찍으로 수렴한다.
하지만 나는 일단 석유가 나온다고 전제하고 이야기를 해 보겠다. 나올지 말지, 그 확률은 어떤지 등등의 복잡한 계산은 내가 전문성이 없어 이해 못하고, 굳이 이해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그냥 일단 나온다 치자. 그리고 장담한 대로 140억 톤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얼마나 큰 변화가 있을까?
만약 40 여 년 전이라면 엄청난 사건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석유만 나온다면 정말 천하에 못할 것이 없을 분위기였으니 말이다. 잠시 1970년대로 시간을 돌려 보자. 그리고 조금 엉뚱하겠지만 축구 이야기를 좀 해 보겠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16 강도 별로 성에 차지 않아하는 요즘 세대에게는 믿기지 않을 것이다. 1970-80년대만 해도 월드컵 본선에 한 번 나가 보는 것이 국민의 염원이었다. 대한민국 축구는 항상 지역 예선 문턱에서 발목이 잡혀서, 월드컵이고 올림픽이고 모두 예선 탈락이 상수였다.
1970년, 1974년에는 번번이 무늬만 아시아, 실상은 잉글랜드인 오스트레일리아가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1978년, 1982년에는 이란과 쿠웨이트가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 오스트레일리아에게 질 때 보다 이란, 쿠웨이트에게 질 때 늘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속출하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실력으로 진 것이 아니라 심판이 돈 먹어서 졌다며 가난한 나라(그랬다. 놀랍게도 우린 그랬다)의 설움을 터뜨리곤 했다. 주요 일간지에서도 "중동의 검은 오일 머니가 스포츠 정신을 훼손 시켰다."는 분노의 기...
31년 교직경력을 마무리 하고 명퇴한 뒤 독립출판을 꿈꾸고 있습니다. 청소년 인문사회 교양서를 많이 집필했지만, 원래 꿈은 소설가였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제, 클래식과 록 음악에 관심이 많고, 170여개 산을 오른 40년 경력 하이커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