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본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실패의 책임

문경환
문경환 · 기자, 출판인
2024/06/15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 기간 외교안보 분야를 돌아보는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5월 18일 공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최종건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정리된 이 책에는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미국이 북미 협상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할 의지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북한과의 협상을 반대했던 것으로 보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평창 겨울올림픽에-필자 주) 북한 측 특사단도 내려왔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당연히 그 기회에 펜스 부통령과 북한의 김영남 위원장 또는 김여정 부부장하고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또 그 부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어요. 그 역시 오케이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하도록 펜스 부통령에게 지시했죠. 그런데 펜스 부통령 본인은 한국에 올 때부터 북측과는 조우하지 않겠다, 자신의 동선에서 북측 인사를 만나지 않게 해달라, 좌석도 따로 해달라고 하면서, 환영 만찬 때 북측 인사들이 있는 헤드 테이블에 앉지 않고 인사만 한 뒤 가버리는 결례를 보였죠.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때문에 북측 인사를 따로 만나는 것은 오케이 했는데, 그 대신 철저한 보안을 요구해 왔어요. 그래서 장소도 청와대 상춘재로 결정된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행보를 하는 바람에, 결국 그 만남이 취소돼 버렸어요. 매우 아쉬운 대목이었고, 북한 측에서는 그의 결례를 두고두고 문제 삼았습니다”라고 하였다. (158쪽)
   
부통령이 대통령 지시를 따르지 않고 북한을 자극해서 시작부터 어려움을 조성했다. 
   
게다가 행사 주최국인 한국을 무시하는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행태는 협상 중에 계속되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상황을 보면, 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회담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할까, 강대국의 오만 같은 것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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