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할 말이 있어, 나 사실 HIV감염인이야"
2023/03/20
故 변하사 2주기를 맞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변하사가 남긴 과제를 시작으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5회 릴레이 연재를 진행합니다.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내가 기억하기로, 내가 청소년이었던 과거, 오래전 한국 성소수자 운동 진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HIV/AIDS관련 메시지 혹은 정보는 ‘HIV/AIDS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관계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것으로서 ‘그러니 HIV/AIDS와 성소수자를 연결짓지 말라’며 혐오공격을 규탄하는 것이었다. HIV/AIDS가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은 지금도 분명한 사실이고, 나도 혐오공격으로부터 성소수자 인권을 방어하기 위해 자주 언급했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러면 그때 당시 엄연히 존재했을 성소수자이면서 HIV감염인인 우리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하며, 아차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2011년,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국제대회(ICAAP 10)가 부산에서 개최되었고 나는 청소년 소위원회 위원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 그때 지금의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을 함께 만든 동료들을 만나게되었고 에이즈 인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성소수자였던 것은 아니지만 정말 많은 성소수자들이 이 대회에 중요한 참여자로 함께 했다. 나 또한 성소수자로서 참여한 것인데, 성소수자로서 HIV/AIDS 인권을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어떤 태도와 자세를 가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내가 조금은 어설프게 HIV/AIDS에 대한 공부와 고민을 시작했을 때, 이것을 알게된 아주 가까웠던 게이 친구가 갑자기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성정체성과는 관계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다’라는 말로만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착각하던 나는 뒤통수를 세게 맞은 것과 ...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의 활동가이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활동가로서 성소수자 인권과 HIV/AIDS 감염인 인권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합니다.
병을 병으로서 주변에 알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신 질환도 같은 맥락으로요.
병을 병으로서 주변에 알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신 질환도 같은 맥락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