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도 없는 광주FC의 기적은 현재진행형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3/30
어쩌면 K리그 사상 최고의 감독일지 모른다. 광주FC의 이정효 감독 이야기다.
 
2021년 겨울, K리그2에서도 여유롭다고 할 수 없는 광주 시민구단의 감독을 맡아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한 그다. 충분한 영입도, 시간도 필요 없다는 듯이 곧장 독보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불과 1년 만에 K리그2 최단기간 우승을 확정지었고 최다승점까지 기록하며 광주FC를 K리그1로 승격시켰다. K리그2에서도 꼴찌 후보로 평가된 전력을 가지고 연전연승하는 모습을 두고 축구팬들은 광주의 노란돌풍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2023년 K리그1에 진입한 광주FC는 상위스플릿은 물론, 최종순위 3위까지 기록했다.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유일한 팀이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따낸 승격팀이 되었다. 강등 1순위 후보에서 리그 역사상 가장 강한 승격팀으로 인식이 뒤바뀌는 데는 채 몇 경기가 필요하지 않았다. 출전명단에 국가대표 선수가 여럿인 강팀마저 광주를 맞이해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쓰는 모습은 광주의 축구가 얼마만큼 파격적이고 강력했는지를 보여주었다.

감독 이정효가 K리그에 던진 돌
▲ 옐로 스피릿 포스터 ⓒ KBC광주방송
 
그러나 성적만으로 그를 평가하는 건 이정효와 그가 걸어온 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K리그의 선구자다. 전술부터가 그렇다. 잔뜩 내려서 수비하다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축구, 뛰어난 용병에게 공격을 내맡기고 나머지는 수비에 전념하는 축구, 그렇고 그런 안정 지향적인 축구가 넘쳐나는 K리그의 현실에서 그는 줄곧 이상을 이야기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전진하며 상대를 압도하는 축구, 그렇게 골을 만들어내는 축구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꿈을 깨야한다고 말하였으나 이정효는 전술과 전략으로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다면 그는 왜 물러서지 않고 지배하는 축구를 고집했을까.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검증된 방법을 놔두고서 말이다. 놀랍게도 그 답은 축구 바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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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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