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만큼 되갚아 준다 - 한자와 나오키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11/05
한자와 나오키


받은 만큼 되갚아 준다


오사카 만박기념공원에서 난바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 플랫폼에서, 지하철 안에서, 난바 거리에서 마치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 나오는 회색 양복 사나이들처럼, 너무나 똑같은 정장을 차려 입은 수많은 일본 청년들을 볼 수 있었다.
4월 1일은 일본의 직장과 학교에서 신입사원이 정식 입사하고, 새 학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한두 군데 회사도 아니고, 모든 회사의 신입사원이 겉보기에 거의 차이가 없는(심지어 여자 사원도 드레스 코드가 거의 같다) 그 기이한 광경에 개인적으로는 살짝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일본 번화가에는 '양복 아오야마'(洋服の青山)라고 걸린 광고 간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오랜 과거의 일이었던 광경이, 일본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 사회는 이처럼, 외부인인 우리가 보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개인의 개성이 거의 사라지고, 천편일률적이고, 매뉴얼에 의해 돌아가는 조직문화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한자와 나오키>(1권의 경우 원제는 '우리들 버블 입행조(オレたちバブル入行組)'이며, 내가 받은 프리 에디션판에는 '당한 만큼 갚아 준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는 바로 그런 폐쇄적이고 경직된 일본 회사 조직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한 개인이 이에 어떻게 저항해 나가느냐,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자와 나오키라는 캐릭터의 일본에서의 대성공(특히 드라마에서)은 이러한 일본 회사조직의 폐쇄성이 밑바탕에 깔려 있음을 알고 보는 편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자와 나오키(半沢直樹)>는 이 소설 시리즈(현재 4권까지 일본에서 출간된 상태로 알고 있다)의 주인공 이름이다. 이 시리즈를 쓴 작가 이케이도 준(池井戸潤)은 실제 은행원 출신으로, 여러 모로 미국의 변호사 출신 작가 존 그리샴(John 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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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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