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갑질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3/08/11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갑질'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 일정 비율로 존재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묘한 생각이 든다. 마치 악의 근원인 판도라의 상자처럼 '갑질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정 비율 사람들의 존재가 만악의 근원일 수도 있다. 이 갑질이라는 것은 굉장히 전염성이 강해서, 그 폭력적인 경험을 한번 당한 사람은 좀비처럼 또 다른 사람을 물어뜯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갑질'이라는 것은 상당히 순화된 표현인데, 정확히 말하면 인간을 인간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을 기계나 도구, 노예, 물건으로 취급하면서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는 것이 갑질이다. 갑질의 현장에서, 갑질 당하는 사람은 하나의 인격을 가진 인간이 아니다. 마치 악플을 달 때, 악플 당하는 대상이 죽어도 상관없다고 믿는 것처럼, 성폭행을 할 때 피해자가 자살해도 상관없다고 믿는 것처럼, 갑질 또한 내 안에서 타인의 인격을 살해한 이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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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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