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중일기]희대의 낭만가이
2024/03/22
라스라판호에 타고 있었을 때,
사관식당의 저녁 준비를 마치고 커튼을 내려 등화관제(선내의 불빛이 외부로 나가는걸 차단해 항해사가 야간운항에 시야방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한다.)를 할 때였다.
여성과 데이트가 예정되어있고 약속 장소로 향하며 문자를 주고받을 때, 상대방이 ‘나 오늘 이쁜거같아’라고 전해올 때가있다.
창문을 내리며 위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커튼을 내릴때 해가 내게 ‘오늘 노을이 이쁠거야’라고 말했다.
노을이 지기 전의 하늘과 태양, 구름과 바다는 연지곤지를 찍기 전의 새하얀 피부를 가진 새색시 같았다.
밥을 호다닥 먹고 설거지 하기 전에 밖으로 달려나갔다. 평소에는 비상구에서 바다를 바라보지만, 그날만큼은 다시 보지못할 오늘의 해와 진한 이별을 하고 싶었다. 뒷쪽 갑판으로 나가면 배에 가리지 않고 시야가 확 틔이게 된다. ...
전세사기를 당했고 그 피눈물 나는 820일의 기록을 책으로 적었습니다.
그 책의 목소리가 붕괴돼버린 전셋법 개정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길 바랍니다.
그 후, 꿈을 이루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배를 탔고 선상에서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