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시즌2가 "여전히" 묻습니다, 군대는 변했느냐고

하성태
하성태 인증된 계정 · 자유로운 pro 글쟁이
2023/07/31
@넷플릭스
"여전히 변한 게 없네. 하나도… 내가 부탁했잖아. 책임져 달라고."
 
<D.P.> 시즌2 속 안준호(정해인)는 자꾸 조석봉(조현철)이 어른거린다. 말도 걸고 채근도 한다. 군대는 하나도 변한 게 없다면서. 안준호는 그 채근이 마치 너한테도 책임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로 들리는 것 같다. 안준호에게 나타난 조석봉 모습은 안준호의 상상이 만들어낸 비현실이다.
 
현실은 자명하다. 여전히 변한 게 없다. 누군가는 여전히 탈영을 하고, 또 누군가는 고참들한테 가혹행위를 당하고, 왕따를 당한다. 군대는 군대다. 국방부 시계는 느리게 돌아가고, 군대라는 조직은 바뀔 생각이 없다. 시즌1 말미 가혹행위를 당하다 못해 폭발한 조석봉이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켰음에도 변한 건 없다. 군대 밖 시계만 조금은 빨리 회전한다.
 
"저는요, 그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너무 싫어요."
 
시즌1에서 탈영했다 자살한 동생을 왜 지켜주지 못했느냐며 "그렇게 착하고 성실한 애가 괴롭힘 당할 때 왜 보고만 있었냐"던 신혜연(이설)은 시즌2에서 군 인권센터 간사가 됐다. 군이 지켜주지 못한 장병들을 위해 국가를 상대로 건 소송의 주체로 나섰다. 신혜연은 군대 밖 일반 장병들의 가족과 사회의 심리를 대변하는 인물일 터다.
 
그의 입을 통해 삐져나온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군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군의 단골 해명일 것이다. 시즌2 말미 신혜연은 동생이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되고, 답을 알려주지 않는 군으로 인해 본인이, 가족이 겪은 고통을 끝내 토로해 보지도 못한 채 울먹인다. 군은 변한 게 없고, 군이 쌓아올린 자기들만의 철옹성도 쉽게 무너뜨릴 수 없다.
 
숱한 군필자들의 군 관련 트라우마를 일깨웠다는 <D.P.> 시즌2는 그 철옹성에 균열을 내기 위한 대중예술적인 시도다. 시즌1이 탈영병 잡는 ' Deserter Pursuit', 즉 '군무이탈 체포 전담조'인 신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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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으로 주세요. 전 FLIM2.0, 무비스트, 오마이뉴스, korean Cinema Today 기자, 영화 <재꽃> 시나리오,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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