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5
※ ZD넷 코리아에 칼럼으로 연재했던 글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마지막 글이다. 첫 번째 글에서는 우리가 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그리고 세 번째 글에서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동기화가 가능해진 커뮤니케이션이 역설적으로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의 창궐로 이어졌음을 이야기했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마지막 글은 커뮤니케이션의 ‘자격’과 ‘내용’이다.
2015년 우민호 감독은 윤태호 원작의 웹툰, “내부자들”을 영화로 만들어 정・경・언 유착의 실체를 폭로했다. “내부자들”은 관객수가 1천 만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중에서는 2위 “친구”보다 무려 100만이 더 많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장훈 검사(조승우 분)는 조폭 안상구(이병헌 분)가 가지고 있는 증거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통령 후보인 장필우(이경영 분), 미래자동차 회장 오현수(김홍파 분), 그리고 조국일보 논술 주간으로 있는 이강희(백윤식 분)의 비리를 폭로하지만, 이강희는 우장훈 검사에게 깡패의 말을 누가 믿겠냐며 조롱한다.
같은 말이라도 누구는 어떠어떠하다고 보기가 힘든데, 누구는 어떠어떠하다고 매우 보여진다는 겁니다. 말은 권력이고 힘이야. 어떤 미친놈이 깡패가 한 말을 믿겠나?” (영화, “내부자” 중 이강희의 대사)
문화콘텐츠는 현실을 반영한다. 때로는 가능하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며 대리만족을 통해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영화 “내부자들”이 흥행한 이유는 촌철살인과도 같은 현실 반영에 있다.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중요한 것이 내용보다는 자격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변화는 ‘인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물에 빠진 사람이 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물에 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격증의 시대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에서 내용보다 자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차고 넘치게 인지하고 있는 ...
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