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태
채희태 · 낭만백수를 꿈꾸는 교육사회학도
2023/08/29
※ ZD넷 코리아에 칼럼으로 연재한 글입니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겠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아마도 낯섦에 대한 동경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국내 여행과 달리 섣불리 외국 여행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 또한 그 낯섦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여행을 목적으로 외국에 나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단체에 묻어 여행이 아닌 연수를 서너 번 다녀왔을 뿐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가장 두려운 낯섦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기 전 우리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다. 어떻게 갈지, 어디서 묵을지,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볼지… 우리는 사전에 의도한 계획이 낯선 여행지에서 동기화되기를 기대하지만, 사실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계획과 여행이 동기화되지 않고 어긋나는 데 있다.

정보기술의 동기(motive)는 커뮤니케이션의 동기화(synchronization) 욕망

나는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이유로 운전을 좋아한다. 운전이 애완동물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으실 수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이유 중 하나는 나의 행위와 애완동물의 반응이 쉽게 동기화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서로 관계의 동기화가 쉽지 않다. 각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정보만 취하려는 확증편향으로 인해 부부 간에도, 부모 자식 간에도 예전과 같은 일체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부부간에는 가부장제와 페니미즘이 동기화를 방해하고, 부모와 자식 간에는 빠른 시대 변화로 인한 세대 차이가 동기화를 방해한다. 예전엔 우스갯소리로 아버지는 차를 다섯 대 가지고 있고, 자식은 두 대 가지고 있는 걸 세대 차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지금 그런 얘기를 꺼냈다간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 해짐)’에 빠질 수 있다. 서로 마음은 안드로메다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필요할 때만 제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나만 그런가?).
내가 운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 의지와 가장 동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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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수를 꿈꾸는 프리랜서 콘텐츠, 정책 기획자, 사회 현상의 본질을 넘어 그 이면에 주목하고 싶은 兩是論者.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저자. ZDNET 코리아에 칼럼 "IT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연재. 공주대학교 평생교육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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