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의 대체재, 그리고 키아누 리브스

이건해
이건해 · 작가, 일본어번역가. 돈과 일을 구함
2023/06/30



요즘 담배 피우지 않는 것이야말로 멋진 삶의 자세라고 주장하는 듯한 광고가 무슨 일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자주 보이는데, 또 바람직한 얘기를 하고 있구나 싶은 한편으로 나름대로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온 입장에선 씁쓸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럼 담배를 피우는 것은 멋지지 않은 삶의 자세란 말인가?

'아니, 잠깐, 그 민폐에 백해무익하고 아무데나 꽁초를 버리면서 침이나 뱉어대는 추잡한 짓거리를 멋있다고 할 작정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물론 그것도 흔들리지 않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한편으로 온갖 미디어가 흡연은 '멋있고 안정을 주는 행위'라는 이미지를 끊임없이 주입해왔기에, 짧고 원론적인 구호의 반복으로 구성된 공익광고 몇 편이 그 이미지를 뒤집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담배가 나오는 장면마다 블러를 먹이거나 장면 자체를 잘라버리는 정책을 써야 할까? 그건 논의의 여지도 없이 예술 표현의 자유 제약이니, 그보다는 흡연 외에 캐릭터에게 고뇌와 안정을 부여하는 멋진 표현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세금 인상, 캠페인은 물론 계속해야할 테고).

다만 문제는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하느냐 하는 것인데...... 물론 궁리하면 없진 않다. 일단 내가 기억하기로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콘스탄틴'에서 콘스탄틴이 폐암으로 죽다 살아나 기깔나게 멋진 모습으로 껌을 씹는 장면, 차인표가 분노에 차서 양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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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미스터리를 주로 쓰고 IT기기와 취미에 대한 수필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소설 “심야마장-레드 다이아몬드 살인사건”으로 데뷔. SF호러 단편소설 ‘자애의 빛’으로 제2회 신체강탈자문학 공모전 우수상. 제10회 브런치북 출판공모전 특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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