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왜 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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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왜 약한가

윤석열, 왜 약한가 – 2. 보수가 쇠락했다

한국의 보수는 국가 그 자체였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성공을 일궈온 나라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 저개발국가 중 현재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나라는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와, 중국과 주권 논란이 있는 타이완을 제외하면) 한국 하나다. 한국 보수는 이 성공을 내세워 정당성을 인정받은 세력이다.

보수가 국가 그 자체였으므로, 사회 각층 엘리트도 보수 세력으로 충원됐다. 보수는 군부를 정점으로 법률가, 관료, 기업가, 언론인 등 각계 엘리트의 연합이었다.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정점에 서면 그 분야를 대표해서 보수정당으로 간다. 국회의원이 된다. 그리고 자기가 출발한 분야에 예산과 법으로 ‘보은’한다. 이게 한국사회 엘리트의 삶의 경로이자, 보수정당이 인재풀을 굴리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보수는 당에서 사람을 키워 쓴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한국 보수는 두 축으로 작동했다. 첫째, 개발국가의 놀라운 성공을 내세운 정당성 우위. 둘째,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를 흡수하는 역량. 이 두 기둥을 기반으로 보수는 산업화 세대를 보수 성향으로 만들어 민주화 이후에도 장기 우위를 누렸다. 그리고 이 두 축이 무너지면서 보수에 위기가 닥쳤다.

천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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