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고난? 영원한 하나님(시편 106편 1-12절)
2024/06/03
영원한 고난(시편 106편 1-12절)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난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현재의 고난이 영원한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바빌로니아 포로 생활 중에 있던 시인도 그러할 것이다. 70년 간의 유배지 삶은 영원에 해당할 정도로 긴 시간이다. 어떤 이는 이곳에서 태어나 살다가 죽었을 것이고, 다른 이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끌려와 이곳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바빌로니아 삶은 영원히 지속된 것이다.
그때 시인은 노래한다. “할렐루야,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1절). 야웨를 찬양하고 감사하는 이유는 그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노래한다는 것은 곧 지금의 현실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고백하는 순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난이 상대화된다. 영원하신 하나님이 고난의 한계를 설정하시고, 종식시키실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시편을 읽다보면 포로 생활 중에 출애굽 사건을 회상하는 노래가 반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로 생활이 길어지면서, 고난이 영속화 되는 것 같은 상황에서, 출애굽 사건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향수 때문은 아니다. 사실 바빌로니아 땅에서 이 노래를 하는 사람들은 출애굽 사건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실의 비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