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그들의 것, 더 글로리 시즌2 후기
2023/03/12
이 드라마가 가진 미덕은 복수의 방법이 전형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영화 테이큰의 복수가 단방향적이라면 동은이의 복수는 훨씬 더 호흡이 길고 스마트하다. 일종의 자중지란을 노리기 때문이다. 내 손에 피를 뭍히지 않고 그들끼리 반목하고 저주하고 오해하고 파괴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상하다. 직접 복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신이 난다. 그들이 맹렬하게 동은이를 향해 펀치를 날리지만 그 주먹은 공기를 가르다가 비틀거린다. 그리고 엉뚱하게 한때 한편이었던 자신의 친구들을 향해 꽂힌다. 누군가는 머리에 양주병을 맞고, 누군가는 목에 연필이 꽂히고, 누군가는 눈이 먼채 공사장 아래 시멘트 반죽 사이로 떨어진다. 그리고 누군가는 감옥에 갇혀 오래도록 고통 당한다. 마치 바둑판 위에서 사방이 포위당한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