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누구와 동일시할 것인가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09/22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허를 찌르는 대대적 반격을 통해서 침략과 점령을 당했던 일부 지역들을 되찾았다는 소식은 뜻밖이었다. 아무리 서방의 군사적 지원과 무기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고, 압도적인 군사적 열세에 있는 상황에서 장기전으로 갈수록 패배는 불가피하다는 분석과 관측들이 여기저기서 우세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침공과 전쟁이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더라도, 근거없는 주관적 희망을 객관적 분석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전쟁의 전망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비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사태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이런 상황은 아무리 첨단무기 등으로 현대화된 전쟁 상황에서도 ‘정당성과 명분과 사기로 무장한 군대는 무기가 3배나 더 많은 군대와 같다’는 세익스피어의 말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근래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서, 베트남전에서 민족해방전선의 1968년 구정공세를 떠올린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미국을 등에 업고 압도적 군사적 우위에 있던 정부군을 뒤흔들었고, 결국 미국과 베트남 친미정부는 개별 전투들에서는 모두 승리했지만 전쟁에서는 패배하고, 군사적으로는 승리했지만 정치적으로는 패배하는 결과를 맞게 됐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그런 승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너무 섣부른 판단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러시아가 당황하고 있는 게 사실로 보인다. 러시아 군의 사기와 기강이 형편없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공연한 푸틴과 전쟁 반대 주장들이 제기됐다고 한다. 
   
상층 권력자들 속에서도 불만과 이견, 불협화음이 더 공공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당황한 푸틴이 예비역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자, 일부에서 반대 시위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쟁 초기에 극심한 탄압 속에서 금새 사그라들었던 전쟁 반대 시위가 다시 나타나는 상황은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러시아 국민들 속에서도 푸틴과 전쟁에 대한 불만과 반대가 결코 작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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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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