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냉전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고동민
2022/09/18

독서모임 책으로 냉전의 역사와 관련된 두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첫 번째 책은 <뉴욕타임스>가 '냉전 역사학의 수장'이라고 평가한 존 루이스 개디스의 <냉전의 역사>입니다. 책 뒤에는 "냉전에 관한 종합적이고 현명한 개관"이라는 헨리 키신저의 평가가 나와 있는데, 독자로서 이 평가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개디스의 관점이 '미국 중심적'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유럽 현대사 전문가 토니 주트의 표현을 빌려서 말하면 개디스의 냉전사는 "미국의 냉전 역사를, 미국의 관점에서 보고, 미국에서 경험한 역사를, 많은 미국인 독자들이 가장 듣기 좋은 방식"으로 서술했습니다. 개디스에 따르면 냉전 시기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실패와 같이 몇 번의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자유 이념'을 전 세계에 전파하며 '악의 제국' 소련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쿠바 미사일 위기와 핵 전쟁의 위험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결국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냉전 시기의 역사는 '긴 평화의 시대'로 부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과 유럽, 소련 내에서는 실제 전쟁이 없었기 때문에 냉전은 '평화의 시기'였을 수 있으나, 아시아, 아프리카의 상황은 다릅니다. 미국과 소련의 개입으로 촉발된 아프리카의 수많은 내전과 한국 전쟁,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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