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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괴짜 경영학 개론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어나더 레벨’(ft. 비와이)이다
2022/11/02
By 데이비드 스트레이트펠드 (David Streitfeld)
실리콘밸리 거부들은 예전엔 요트나 섬을 샀다. 이제는 돈과 그만큼의 오만함을 등에 업고, 갖고 싶던 기업을 인수한다 끝없이 이어지던 막장 드라마 같은 상황이나 봇(특정 작업 수행을 위해 자동화된 계정) 논란, 갑작스런 반전과 온갖 구경거리, 자칫 트위터 공화국이 될 가능성과 중요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을 잊어도 좋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이거다. 재계 거물들은 이제 거칠 것이 없다.
과거에 IT 거부들이 뭔가 굉장한 걸 사고 싶을 때는, 기업을 통해서 그걸 사들였다. 스티브 케이스는 타임 워너를 인수하기 위해 AOL을 이용했다.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으로 홀푸드 마켓을 인수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오큘러스 등을 인수했다. 이 모든 인수가 유명하고 강력한 CEO가 있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기업 간의 협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440억달러(약 62조 4천억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는 달랐다. 그가 인수에 합의한 지 여섯 달이 지난 10월 27일(현지 시간)에서야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전 세계 2억 4천만 명이 늘상 사용하는 플랫폼을, 한 개인이 자신을 위해 구매한 것이다. 물론 투자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향방에 관한 절대적인 권한을 손에 넣었다.
이번 인수는 IT 업계내에서도 평가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이다. 즉흥적이고, 느닷없었다. 게다가 신생기업이 아무렇지도 않게 몇 십억 달러씩 투자를 받는 실리콘 밸리 기준으로 보더라도, 또 제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일론 머스크의 지갑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440억 달러는 엄청난 금액이다.
트위터 인수는 지나칠 정도로 자신만만한 행보의 일환이기도 하다. 트위터는 지금껏 고수익 전환을 위해 했던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통하지 않았다. 2006년 서비스 시작 이래 표현의 자유 제한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단 한 사람이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신념이 이번 인수를 가능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