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4
제가 이해를 못해서 한참 읽었어요.
너무 길고 복잡해질 것 같은데 제가 시간이 없어서 캡쳐한 사진에 번호를 매겨 글을 씁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오탈자나 비문은 조롱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얼룩소 처음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오탈자, 비문이 있었으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서요. 오해를 하실 분같아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애키우고 살림하느라 바빠서 퇴고 잘 못해요. 하더라도 생각날 때, 한참 뒤에 합니다. 1.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나온 기사를 토대로 작성한 글입니다. 님께서 쓰신 기타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말들이 무엇인지 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제 아이들의 경험을 토대로 제 기분을 쓴 글인데 그에 대한 반박을 하시려면 개인적인 실증 사례를 가져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전 40대 여성이고 태어나서 한 번도 위문편지를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 여고 학생들이 쓴 편지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겠죠.
2. 있었는데요. 특정 여고에서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제가 설거지 마치고 여기서 글을 쓰고 있지요. 강요는 아니지만 강요죠. 봉사점수 카테고리는 수시와 고교학점제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고3 학생들에게 자유선택이라 보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궁금하시면 22년 교육개정안을 찾아보시면 이해가 빠를 듯 합니다.
3. 4. 여고생이 ‘학교 정책에 불만이 있어서’ 그랬다라는 것을 쓰신 것을 보니 이미 알고 계시네요. 이 여고생이 철이 없고 버릇이 없어서 학교에 대한 불만을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했다는 것을요.
제 글을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그래서 전 이 여고생을 ‘버릇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버릇없는 아이들은 어디에나 있고, 놀라운 것은 이슈가 된 것이 고작 한 명이었다는 점입니다. 학교 아이들 인성이 좋은건가요. 대부분의 군인들이 저런 편지를 받고도 무시한걸까요. 알 ...
너무 길고 복잡해질 것 같은데 제가 시간이 없어서 캡쳐한 사진에 번호를 매겨 글을 씁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오탈자나 비문은 조롱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얼룩소 처음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오탈자, 비문이 있었으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서요. 오해를 하실 분같아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애키우고 살림하느라 바빠서 퇴고 잘 못해요. 하더라도 생각날 때, 한참 뒤에 합니다.
2. 있었는데요. 특정 여고에서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제가 설거지 마치고 여기서 글을 쓰고 있지요. 강요는 아니지만 강요죠. 봉사점수 카테고리는 수시와 고교학점제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고3 학생들에게 자유선택이라 보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궁금하시면 22년 교육개정안을 찾아보시면 이해가 빠를 듯 합니다.
3. 4. 여고생이 ‘학교 정책에 불만이 있어서’ 그랬다라는 것을 쓰신 것을 보니 이미 알고 계시네요. 이 여고생이 철이 없고 버릇이 없어서 학교에 대한 불만을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했다는 것을요.
제 글을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그래서 전 이 여고생을 ‘버릇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버릇없는 아이들은 어디에나 있고, 놀라운 것은 이슈가 된 것이 고작 한 명이었다는 점입니다. 학교 아이들 인성이 좋은건가요. 대부분의 군인들이 저런 편지를 받고도 무시한걸까요. 알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런데 계속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가겠습니다. 원글에 있는 내용을 복사해서 그대로 다시 가져옵니다. … 문법오류도 그대로……
1) 버릇없게 작성한 어느 여고생의 편지도 문제지만
2) 학교에서 시키니 예의바르게 써서 낸 다른 아이들의 편지에 진정성은 얼마나 담겨있을지 모르겠다.
3) 여고생들의 편지를 받은 남자군인들이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자세한 고찰도 없고,
4) 자신이 받은 위문편지를 굳이 친구를 통해 공개해달라고 해서 자신의 신변은 보호하고 관련 여고와 여고생들의 사진까지 나돌고 있는데도
5) 개인정보유출에 관한 이야기보다 싸가지없는 여고생에 관한 비난이 주를 이루는 이 상황이 정말 구역질나게 싫다.
이상 원글에서 제가 내놓은 감상입니다. ㅋ 이 감상이 얼마나 중대한 오류가 있길래 여기까지 왔나 싶네요.
@멋준님께서 써주신 1.번 내용에서도 ‘신상이 털린 것은 더 악랄한 편지를 쓴 다른 학생이다’라고 적어주셨는데 정량적으로 어느 정도의 악랄함이면 개인정보가 지천에 나돌아도 괜찮은 걸까요? 해당 여학교 이름과 학생들 단체사진까지 나돌고 있는 와중에 ‘내가 그런거 아냐’라고 말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앞서 말했지만 그럴 줄 몰랐다면 무지한 것이고, 그럴 줄 알았다면 영악한거라고 봅니다.
개인의 잘못을 집단의 잘못으로 매도하고 비난하고 온라인 심판을 하는 것. 당사자가 누구던 전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악랄하다고 괜찮고 덜 악랄하다고 안괜찮다면 그 악랄함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내 기분? 내가 속한 집단의 기분?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의 여론? 확증편향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이버 범죄로는 절대로 연결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으신가요.
해당 여학생의 신상이 털리고 안털리고가 아니라 ‘언제든’ ‘누구에게라도’ ‘한 순간의 지나간 과거 또는 단편적인 어떤 사실만으로도’ 사이버 상의 공간에서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난도질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인 것입니다. 이걸 그래도 되는 일로 치부해버리면 내가 나중에 재수없어서 그런 일을 당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정신적인 충격 따위는 본인이 감내하며 넘어가야 하는 일이 되어버리는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요. 제3자인 어느 여학생과 군인의 일에도 이렇게 긴 글을 쓰고 있는데 막상 직접 당하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요? 세상 살면서 얻은 지식 중 가장 귀한 것은 ‘세상에는 절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거든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예요.
그리고 저 역시 @Midsommar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개인의 일탈은 개인의 일탈를 문제삼고 왜 그런 일탈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고찰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개인의 일탈이 집단 전체의 문제로 번져나가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일들은 ‘그게 어때서’라고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모습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피해자만 있는 상황을 저는 매우 혐오합니다.
제가 어제 친구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과거에 친구가 활동하던 커뮤니티에서 어느 영양사의 편지가 올라왔었다고 해요. 남고였고 니애미창년부터 시작해서 눈뜨고 볼 수 없는 욕들로 도배가 된 설문조사지를 찍어올렸는데 아무런 이슈가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네, 세상은 불공정합니다. 어느 집단에서 어느 시기에 어떤 정보를 얻었느냐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슈가 되고 비난을 받기도 하죠. 그렇다고 눈을 감아버리면 그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게 되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건전한 토론의 장이 열리면 상식의 수준이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식에 기반한 의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스스로의 편향을 인지함과 동시에 타인의 불행을 나의 불행처럼 여기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 적어도 사회에서 웃으며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비약이 있기에 누차 ‘개인적인 상황에 따른 개인적인 의견’임을 누차 강조했던거고요.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며 또 정리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모든 것을 재미로만 해결할 수는 없듯, ‘잘’ 해결되는 일로만 귀결될 수도 없는 그런 일들이 세상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첨삭지도하듯 빨간 펜을 붙들고 긴 반박글을 쓴 이유는, 나중에 자라서 어쩌면 이 글을 보게될 제 아들과 딸이 그동안 배운 문해력을 바탕으로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입각해 여기 쓰여진 글들을 읽으며 자신들이 살아갈 사회를 위해 엄마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모르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능력이 제게는 없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회적 인간이 보여주는 비사회적인 행태는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과 한나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번민하는유태인님 사회는 이렇게 돌아갑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같은 일을 해도 월급이 다르고, 육아휴직은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기혼여성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는데 모르시는 것 같아서 가르쳐드립니다.
https://m.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201141124001#c2b
제가 얼룩소에서 ‘여자국방부장관이 나오려면 남녀모두 군대를 가야한다’라는 논리로 ‘군대생활이 매우 끔찍해서 힘들었다’고 호소하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학생을 보고 어이가 없었던 적이 있는데 님의 글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인지부조화는 아니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건승하세요.
원글쓴이, 댓글쓴이 모두 길게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볍게 몇 마디만 더 얹고자 합니다.
1. 가장 최근 답글에도 달린 얘기이지만, 이 사건은 해당 여고생이 명백하게 잘못한 게 맞습니다. 신상이 털려서 마녀사냥이 일어났다고 말하지만, 신상이 털렸다고 알려진 것은 원글쓴이가 올리신 위문편지 작성자와 무관한 다른 위문편지와 관련된 글을 올린 트위터 사용자입니다. 발단이 된 편지를 쓴 작성자는 작성 당시 2학년으로 추정되는데, 다른 위문편지 작성자는 1학년이라서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저는 후자의 위문편지가 더 악랄하다고 봅니다만. 따라서 발단이 된 위문편지를 쓴 여고생이 실제로 신상이 털렸는지는 스스로 자수하지 않는 한 알 수 없습니다.
2. 아무리 생각해도 해당 사건은 여고생을 감싸줘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해당 편지를 작성한 사람이 자수하기 전에는 누구인지 알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이기에 해당 학교와 교육당국은 이런 일이 발생한 사안을 놓고 사과하고 관련해서 교육을 잘하도록 하겠다 라고 말하면 끝날 일입니다. 그런데 해당 학교에서 [사과문]이 아니라 [유감문]을 쓰게 되면서 일이 커지게 되었죠. 혹시나 사과라는 단어를 쓰면 법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을까봐 그렇게 쓴 것같은데, 저는 이런 대응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덧붙여 앞서 설명했던 1학년 위문편지 작성자의 편지도 드러나면서 일이 훨씬 커지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끝낼 수 있을 불씨를 키웠으니, 이제 초가삼간을 다 태워야 꺼지지 않을까 싶네요.
3. 위문편지 제도가 잘못되었네 어쩌네를 논하기에 앞서 잘못된 부분을 명확하게 짚고, 그 다음에 위문편지 제도에 대해 논해야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위문편지 제도를 없애자고 얘기하는 건 아무래도 이상한 대응이네요. 이와는 별개로 위문편지 제도는 외부와 소통이 어려웠던 시대에 있었던 제도였다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인지 몰라도 자신이 지키고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부터 받는 편지를 통해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겠죠. 실제 제가 있던 부대에서도 초등학생이 보내준 위문편지를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삐뚤빼뚤한 글씨로 써 줬던 위문편지를 전우들과 다같이 읽으면서 함께 웃으면서 편지를 써준 초등학생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도 반입해서 쓸 수 있는 시대니까 굳이 위문편지 제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즉, 위문편지 제도는 이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없어져도 되는 제도가 된 것은 맞지만, 이런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없어지게 되는 건 정말 안타깝네요. 뭔가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뀐 느낌이랄까요. 위문편지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저 여고생이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닙니다. 이 사건은 그냥 저 여고생이 잘못한 겁니다. 강제성의 유무가 문제의 본질을 해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강제성도 없었다고 하고요.
4. 해당 사건은 전혀 젠더 갈등으로 발전할 문제가 아닌데, 당사자의 성별이 각각 남자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젠더 문제로 바뀌는 모습을 봅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자고, 나머지 절반은 남자니까 끼워맞추면 어떤 문제든 젠더 문제로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언론에 등장하고 계속 불거질 때마다 한 개인으로 참 답답하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별 문제가 아닌 걸 억지로 꼬아놓아서 복잡하게 만드는 것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문제를 볼 때마다 젠더 갈등에 관심을 가지려다가도 다시금 회피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5. 제가 쓴 댓글과 별개로 원글쓴이와 답글쓴이 사이에 벌어진 문제는 당사자분들끼리 서로 잘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글을 저렇게 길게 쓰셨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이 서로 이해하려고 애쓰셨다는 증거로 생각되는데요. alookso 에서만큼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존중하면서 대화가 마무리되면 좋겠어요.
글쓴이는 아니지만 저도 유태인 님의 댓글을 새벽 한시까지 읽었네요. 굉장히 길게 쓰신 정성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원하시는 핵심인 남성 징병이 당연한 건 아니고 감사할 일이다에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런 글을 보았다고 수천 명의 남성이 여성 전체룰 향해서 분노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 학생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게 전체 여성으로 갈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물론 그 학생에 대해 분노할 수 있습니다(그렇다고 신상을 털려는 시도-그 트위터 이용자가 그 학생이든 아니든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시도 자체가 잘못된 건데 사실 그 학생이 아닐 수 있다라고 말하는 걸 보면서 "아니면 어쩔건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까지 적절한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이 왜 전체 여성에게 분노할 거리가 되는건지, 왜 해당 여고 전체가 비난받고 모 학원에서 쫓겨나야 하는건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남성범죄자 기사가 뜰 때 일부 여성들이 남성 전체를 욕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남성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마"라고 하는 말이 적절합니까?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 님께서 글쓰신 것을 보아하니 적어도 님께서는 그럴 말 할 자격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 당사자가 읽고 기분 나쁘고 말 편지(물론 이것도 당연히 없으면 더 좋을 문제입니다)와 실질적인 성폭행 등이 수반되는 미투를 비교한 것은 소름이 끼칩니다. 님께서 생각하는 성폭행은 여고생의 기분나쁜 편지만큼 별 게 아니라는건지 아니면 여고생의 기분나쁜 편지가 성폭행만큼 심각한 일이라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 방향이더라도 전혀 적절하지 못하고 심각한 문제겠습니다.
무척 길게 쓰느라 고생 많이 하신 것은 알겠습니다만 드는 감상은 이렇게까지 정성들일 일이 아닌데... 라는 겁니다. 그냥 한 고등학생의 일탈 정도로 넘기면 될 일을 여성 혐오의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것이 저 또한 사고방식이 너무나도 다르다고 여겼네요. 나름 겉으로는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글을 쓴 유태인님마저도 여성혐오라는 하등 쓸모없는 이념에 사로잡혀 편지와 미투를 비교하고, 신상이 공개된 사람이 진짜 그 학생이 맞는지 아닌지와 같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걸고 넘어지고, 한 명의 일탈을 가지고 전체 여성과 싸우려는 비상식적인 대응을 하시니 안타깝습니다.
아하하하하... 글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어리둥절, 조금 뒤에는 분노, 마지막에는 웃음이 터졌네요. 그리고 처음부터 두 번 정도 더 읽었어요.
아, 이렇게까지, 이렇게까지 사고방식이 다르구나. 내가 무슨 말을 더 하면 이 분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정말로 이렇게 근본적인 부분부터 사고방식이 다른데, 무슨 말을 더 해도 의미가 있을까. 의문까지 들었지만, 그래도 답글을 주셨기에 저 역시 답글을 써야 할 것 같아 어찌어찌 써 봅니다. 제 글에 번호를 매기고 반박하는 형식으로 쓰셨으니, 그 부분에 대한 말들만 쓰겠습니다.
1, 2.
특정 고등학교에서 군대로 편지를 보내도록 한 것을 두고서, (고등학교가 여고이고 군대가 남초이기 때문에) 사실상 여성이 남성에게 편지를 보내도록 강요한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비약이라는 겁니다.
또 해당 사건 보도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보셨다면 편지를 쓰고 봉사시간을 받는 것을 선택한 학생이 50%도 안 된다고 하는 기사를 찾을 수 있으셨을 거에요. 다시 말해 군인들에게 편지쓰는 것을 거부하고 봉사시간을 다른 걸로 대체해서 채울 수도 있었겠죠. 그러니까 강요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여자인 것도 중요하지 않고, 남초인 것도 중요하지 않고, 강요는 아니지만 강요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지요.
님과 님 주변의 개인적인 사례만을 갖고 글을 썼다고 해도, 그게 옳다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자료조사가 부실했다고 말씀드렸던거구요. 글의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잘못되었으면 그 글은 틀린 것 아닌가요? 그걸 인정하지 않으시면, 사실 제가 이렇게까지 긴 글을 쓸 이유도 없었죠.
3, 4.
저는 편지를 안 쓰면 봉사시간을 안 준다는 것이 '쓰레기를 안 주우면 봉사시간을 안 준다' 나 '당번을 안 하면 봉사시간을 안 준다'와 뭐가 다른지 도통 모르겠어요. 더욱이 그것을 두고 쓰레기를 줍는 것, 당번을 하는 것에 대해 강요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것까지도 사고의 맥락이 안 닿네요. 그렇지만, 그걸 강요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는 이해했어요. 그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지만, 어쨌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죠. 그러니까 그 여학생 역시 불만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다시 말하면 저 학생이 불만을 가지게 된 계기 자체가 자기 상황에 대한 굉장히 잘못된 이해에서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고, 저 학생의 행동이 철없고 버릇없다는 것은 그런 의미로 말씀을 하셔아 맞습니다. 그런데 그게 반에 한 명 밖에 없었다는게 오히려 놀라웠다니요. 전 오히려 한 명이라도 존재하는 게 신기했는데요. 게다가 철없고 버릇없다고 해서, 보통 모르는 사람에게 화풀이하고 비꼬는 것으로 그 불만을 풀진 않죠. 굳이 자기한테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기에는 너무 귀찮잖아요. 그러니까 하기 싫은 애들은 그냥 안 하고 말았던 거죠.
5.올린 사람의 성별은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그 편지의 내용이 충분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것이고 공감과 이해를 구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니깐요.
인터넷에 올린 게 뭐가 문제일까요? 편지를 쓴 학생의 신상이 정말 드러났는지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학생의 이름을 굳이 찾아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편지만 보면 개인정보도 없고 보낸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드러났는지는 좀 의문이네요. 제가 조금만 찾아봐도 트위터에서 본인이 모 여고 학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해당 편지로 화내는 이들을 공격했고 그 결과 그 트위터 계정의 신상이 털린 것 같은데... 그 계정이 모 여고 학생이었을 순 있지만, 편지를 쓴 당사자라고 확신할 순 없죠. 즉 신상이 털렸는지 아닌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즉, 그 편지를 쓴 해당 학생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는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모 여고 라는 두루뭉실한 집단에 대해 전체적인 모욕이나 가해졌을 수 있겠지만요. 그 외에 트위터로 싸우다가 자기 신상 노출한 친구들은 뭐, 긁어 부스럼을 일으킨거구요.
그런데도 처음에 병사의 여사친 분이 해당 편지 내용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두고 그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세요? 음... 글쎄요. 별 것 아닌 일을 인터넷에 올려 일을 크게 만들었다는 말을 하시는 거라면 대충 이해는 가네요. 사회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모습들에 대해 인터넷에 올려서 지탄받게 만드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리라 믿겠습니다.
6-1.사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 부분이 바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던 부분인데요... 저로써는 무척 새로운 관점이라서요.
"여성에게는 나라 상황이 나빠질 때 가장 먼저 퇴직권고를 받는 형태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나타난다."
그야, 코로나 사태 때 비정규직 여성들의 집단퇴지과 같은 기사들을 보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건지는 알고 있습니다만,
"징병제"라는 아주 명확하고 구체적인 희생방식의 대립적 위치에 놓아지는 것이... 님이 말씀하시는 사회적 압박이라고 말하시는 건가요?
그러면요, 그렇게 여자들을 자르는 주체인 회사들이 '남자들은 군대갔으니깐...' 하면서 여자를 골라서 자른다는 말인가요?
혹은, 여성이 징병되는 것보다는 위급상황에 퇴직하는 것이 더 가볍다고 여겨서 여성징병을 극구 사양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그도 아니면, 대한민국에서 여자는 가장 먼저 잘라도 되는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남자에게 징병이라는 패널티를 안긴 것이라는 뜻인가요? 어느 쪽이든 이상한데요.
그럼 징병도 되었는데 전역 후의 일자리가 문사철, 비정규직, 영업직이라서 가장 먼저 잘려나간 남성은 왜 이중의 희생을 하는건가요?
그 둘은 대립관계가 아니에요. 국가에서 징병제의 반대급부로 두고 있는 것은 없어요.
법적,제도적으로만 보아도 남성에게는 징병제라는 제도적 차별이 존재하는 반면, 여성을 법제도적으로 차별하거나 불합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요. 설령 관습적으로 남아있다 한들, 잘못된 관습이 완전히 없어질 때 남성들의 징병제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6-2. 그리고 '병역의무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라는 말은 '군대에(강제로) 복무할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 다른 여학생들에게 모독이라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이해를 하시려면 문맥상 제가 편지를 쓴 여학생이 병역의무 대상이 아니라서 그런 편지를 썼다는 식으로 말해야 납득이 가는 부분인데,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그런 말은 한적도 없습니다. 그 말은, 그 여학생이 조롱 편지를 썼을 때 사람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했냐라는 것에 대한 문장이죠. 아 제가 조롱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을 버릇없다로 정정하시고 싶으신 듯한데, 고3이 19살이죠? 군대 가는 애들 나이가 20살,21살 정도 안 되나요? 그들 사이에서 버릇없다 라는 말을 쓰기에는, 너무 동년배죠.
7.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는 것을 희생이라고 규정할 때, 국가의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것이 왜 구걸이 되는 건가요?
물론 국가가 여러 계층의 여러 사람들에게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부의 재분배, 경제순환, 국민 불만 달래기, 국민의 편익 등등... 둘의 연관이 안 보이네요.
그런데 님께서 세금 제도를 전 국민에게 모두 똑같이 50%씩 때려야 공정한 건 아니다 라는 말을 통해 하고 싶으신 말은 이것일 겁니다.
남자 여자는 다르다. 그러니까 병역의 의무도 차이가 있는 거다. 그러니 남자는 희생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것 하는 거고 여자는 수혜받는것도 뭣도 없다, 이런 말이시죠?
그런데, 남자가 시간을 소모해서 국방을 지킴으로써 남자 자신만 지켜지고 여자들은 지켜지지 않는가요? 제가 알기로 북한군과 중국군이 남자는 한국군이 지켜서 안 잡아갔는데 여자는 안 지켜서 잡아갔다 이런 말은 못 들어본 것 같거든요. 아마도 여자들도 국방혜택을 수혜받고 있는 듯 합니다.
남녀 가림 없이 공평하게 국방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제가 알기로 남자인데요.
그런데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내 시간을 쓰는 것이 희생이 아니면 뭔가요? 공동체에 시간을 투자라도 했다고 말해야 하나요? 희생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시간 소모 없이, 즉 희생 없이 혜택을 누리는 것을 뭐라고 해야 할까요? 수혜죠.
그러니 성별에 따른 의무의 차이를 수혜집단과 희생집단으로 가를 수 없다는 말도 이상합니다. 가를 수 있습니다. 왜 없나요.
8. (이 문단은 이해가 잘 안 가서요. 희생이라는 표현을 군대 가기 싫은거구나 라고 해석을 하는 게 비약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 문장의 주체는 누구죠...? 누가 해석을 하는 위치고 무엇에 대한 비약이란 말인가요?)
그리고 말씀을 들어보면 마치 제가 그 사실을 부정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시는데, '너희들은 가지 않는 군대에서 내가 이렇게 개고생을 했었다/하고 있다/ 할 예정이다' 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 맞습니다. 지금 제 요점이 이 얘기인데요?
다시 말해 희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병사)가 화냈고 / 희생을 한 사람들(전역자)이 거기 동조했으며 / 희생을 할 사람들(미필남자)들은 공감했다는 거죠.
9.위의 7,8에서도 길게 이야기했지만, 그 행동을 버릇없다 한마디 정도로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러니까 근본적인 인식차이 같습니다. 그걸 사회통념상 버릇없다 정도로 가볍게 끝날 수 있었으려면, 희생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대상이 미래에 자신 또한 희생을 할 사람이었을 경우에만 가능한 겁니다. 물론 그 여학생이 그렇게까지 욕먹고 인신공격을 당할 일이었나, 랑은 다른 문제니까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만, 그 일을 씹고 뜯고 확산시킨 것이 오직 제가 말하는 '극히 일부'의 잘못인가요? 아니면 여학생의 잘못이 뭐가 그리 크냐면서 성별대립으로 몰고간 사람들인가요? 물론 도를 지나친 인신공격과 성희롱은 잘못된 것입니다. 저는 여학생을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 그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 극히 일부였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겁니다.
10. 콘돔을 포함한 여러 내용들은 제가 이미 사전 배경지식이 있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해 설명한 것이며, 님의 글을 출처로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님 말대로 사실확인도 안 된 썰을 바탕으로 증거유무를 따지고 있냐 - 라고 말씀을 하시려면, 정반대로 '위문편지를 받은 군인들이 콘돔을 보내고 스토킹을 했다' 따위의 확인되지 않은, 그리고 콘돔 같은 것이 들어갈 수 없는 군 우편체계라는 정황상 거짓에 가까운 썰을 두고 군인들을 모욕하는 여학생 옹호측이 훨씬 정도가 심하겠죠.
또 학교별 특성이 다르니 뭐라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기에 안하면 점수까이는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보시는 것 역시 썰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결국 교육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제가 말한 것과 동일하게, 강제도 아니며 자발적인 참여여부가 선택가능하여 참여자도 50%밖에 안 되었다, 라는 것이 전부입니다.
설령 강제로 그 글을 썼다 하여도 딱히 그 '철없음'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강제가 아닐 경우에 '철없음'이 몇 배로 더 불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마치 위문편지를 강제로 쓸 것을 강요받았다면 여학생의 불평불만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납득가능함으로 변모하는 듯 여기는 듯 해서 철저히 정리하고 넘어가는 겁니다.
11.
그렇다면 이 글을 여자가 올렸다고 나쁜 일이 착한 일이 되느냐? 아니오, 애초에 나쁜 일이 아니라 착한 일이니까요.
굳이 여자라는 성별을 강조한 것은 위의 5번에서 말씀드렸듯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그 편지의 내용이 충분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것이고 공감과 이해를 구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라는 겁니다. 님은 그 여자분이 무사하다는 사실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듯 한데 정말 그 여자분은 무사할까요? 아뇨, 오히려 더 박살이 났죠. 누구한테? 여학생을 옹호하고 여학생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역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에게요. 그분은 앵무새를 키우면서 자기 반려조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던 사람이었는데, 여태 썼던 모든 게시글에 악플이 달리며 온갖 방법으로 욕설과 악플과... 반려조를 삶아먹니 튀겨먹니... 게시판을 마비시키고.
소속 빼고는 모든 것이 불분명, 밝혀졌다는 신원조차 확실하지 않은, 이 사건을 자초한 여학생에게 이분에게처럼 직접적인 욕설이 전해진 게 하나라도 있을까요? 글쎄요...
11-2. 거듭 말하지만 '님이 아는 초등학생은 이러저러하다'이라고 한정해서 넘어갈 필요가 없어요.
님이 아는 초등학생만 그런 거지, 실제로 남자인 초등학생, 남자인 중학생, 남자 고등학생들도 군인에게 위문편지를 쓰는 경우가 있다 이겁니다.
자료조사가 부실하다고 말하고 넘어갔지만, 실상은 글의 전제부터 잘못되었다는거죠. 님 생각처럼 여자만 남자한테 한다, 이게 아니라구요.
불가능한 가정이라고 단정짓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가셨는데 사실 이것도 따지자면 요점 중 하나입니다.
아 그리고 우리나라 초등학교가 남녀공학인걸 왜...설마 남자초등학생이 남성전용초등학교 재학생이라고 이해하셔서 하신 말씀인 듯 하네요...
12.
말씀하신 것처럼 군내 성추문 성폭행 그릐고 걸그룹 군부대 위문공연장면...
이런 것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명의 어리석은 여고생처럼 그런 쪽으로 생각이 돌아갈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 생각이 옳냐 틀리냐는 완전 다른 것입니다. 성문제가 많이 일어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쪽도 필시 이럴 것이다. 그런 생사람 잡는 거고 틀린 거죠.
님 딸이 10살이고 성문제에 관심이 많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의견으로 끝나야 해요.
그리고 군내 성추문과 성폭행은 간부, 즉 직업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징집병 쫄병 병사들한테 왜 그런걸 덮어씌웁니까.
아니 그리고, 설령 걸그룹이 야하게 하고 나가서 위문공연 한들 그게 뭐 어때서요? 뭐 군인들이 변태라서 그런겁니까? 그냥 그렇게 하면 좋아하니까 자발적으로 가서 호응 빡세게 해주는 일부 그룹들이 있는거죠. 근데 그런거요, 위문공연 10번 중에 1번 갈까말까 하댑니다. 본 적 없는 사람이 훨씬 많을거고, 보통 지역에서 주민들이 와서 장기자랑 합니다. 무슨 할아버지들 나와서 마술공연하고 아저씨들 색소폰불고.
이런거 잘 모르셨죠? 관심이 없이 피상적으로만 넘어가셨으니깐요. 그런데 군인들을 그렇게 성적으로 엮으면서 매도하는 것, 그거야말로 모독이죠.
13-1. 님은 징집된 일반병에게 왜 위문편지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시면서, 왜 순직한 소방관들이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많은 직업군들에게는 편지를 써도 크게 문제 없을 거라고 당연시 여기실까요? 이미 앞에서도 언급하셨지만, 님께서는 징집된 일반병이 딱히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이 없으시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은 틀렸습니다. 징집된 일반병은 희생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나를 위해 희생해주시는 타 직업군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면, 그 대상에서 굳이 머리를 써 가면서 징집된 일반병을 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는 것이죠. 그것이 사회 통념이고, 사회 통념이어야만 합니다. 이번 사건도 본질적으로는 그러한 사회통념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발단이 된 것이죠.
아, 그리고 정확히는 사회통념상 국군장병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는 개념에 제일 부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 위문편지라고 하면 징집된 일반병에게 제일 먼저 쓰는 것으로 생각할까요? 그야 희생의 대표명사가 징집군인이니까요. 님께서 말씀하신 경찰,직업군인,소방관 전부 자신의 일에 대한 노동의 댓가를 두둑히 받으면서 일을 하거든요. 직업적 사명감과 자신의 업무의 가치와는 별도로 말이죠. 반면 징집군인은 자신의 일에 대한 노동의 댓가도 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어떠한 보상도 없습니다. 그런데 업무강도나 생활환경은 딱히 위의 세 직업에 비해 나을 게 없습니다. 모두가 하기 싫어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을 강요되어 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희생이죠. 이것을 희생이라고 부릅니다.
13-2.
그리고 제가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은, 그 여학생이 군인을 조롱하는 편지를 보냈을 때 여성도 징병이 된다면 '어차피 너도 군대 와서 열심히 구를건데 어디 두고봐라' 하고 끝날 문제였다고 말하는 겁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딱히 그에 대해 비웃을지언정 딱히 동조해주지 않겠죠. 왜냐면, 어차피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거니까요. 근데 이건 남의 얼굴에 침 뱉은 거나 다름없어서 문제인 거구요. 남의 얼굴에 침 뱉은 사람을 인터넷에 올린 걸 두고 온라인 마녀사냥이라... 마녀가 특정되지 않았는데 그게 왜 마녀사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는 이미 잘못을 한 일개인을 온라인에 올려서 사회적으로 망신,모욕을 주는 문화에 무척 익숙했던 것 같은데, 그런 문화 속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보다 앞에서도 말했듯 온라인에 전시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확고히 말하실 수 있는 줏대는 본받고 싶습니다.
14. 음. 희생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이해하신 것 치고는 앞에서 무척 납득하지 못하신 듯한 반박들이 무척 많이 나오셨는데...
피해라는 표현은 더 마음에 안 드시는가요? 군대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이 없다, 라고 생각하시는 거면 그것 역시 사실 왜곡인데요.
당장 군가산점제가 폐지된지가 얼추 한 2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이게 얼마 되지도 않았는지는 더욱 잘 모르겠네요. 군가산점 없어질 때 군대갔던 사람들이 지금 나이가 한 마흔 중반 정도 되었을 텐데요 ㅋㅋㅋㅋ 군가산점이 있으니까 피해를 입는게 아니라고 생각하셨던 거면, 자료 조사 부족이군요.
그리고 님 말대로 모든 남성들이 군대를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군대를 가서 피해를 입는 모든 사람은 남자입니다. 게다가, 그 군대를 가지 않는 남성이 지금 몇 퍼센트나 될까요? 최근 병역판정검사를 보면요, 현역이 얼추 89%, 공익이 8%, 나머지 3%가 면제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헌신 또는 희생하지 않는 남자는 3%라는 말이지요. 3%, 무시가능한 숫자는 아니죠. 무척 많습니다.
엄청나게 뚱뚱하거나, 엄청나게 말랐거나, 손가락이 몇 개 없거나, 죽을 병에 걸렸거나, 뭐 이런 사람들이 3%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군대를 안 가는 건 사실상 일상생활조차 힘든 장애인에 대해 면제를 주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아 혹시 쓰고 나서 생각한건데 의경,해경,의방, 산업체, 전문연, 공익과 같이 전환복무나 대체복무로 군복무를 대체받는 사람들은 뭐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 이렇게 생각하시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국가를 위해 무의미하게 시간을 희생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똑같은거거든요.
반면 여성의 징병률은 몇 퍼센트일까요? 0%입니다. 면제는요? 100%입니다. 자원입대를 통해 장교,부사관으로 가서 국방을 직업으로 삼아 직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많은 월급을 받으며 직업적인 만족감을 채우는 일부 인원을 포함해도, 여자로 태어나면 무조건 100% 면제는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죠.
양반과 노비...양반이 될 확률은 100%. 노비가 될 확률 97%. 3% 확률로 노비가 되지 않으려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야만 가능...
수혜를 받는 집단과 주는 집단이 명확히 정해져 있군요. 누가 봐도.
무엇보다 14번의 요점은, 뭐 남자가 군복무를 해서 여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처럼 상황이 돌아가니까 문제라는 겁니다.
"내가 널 때리다가 네 잠바 지퍼에 긁혀서 내 주먹이 아파! 너 잠바 벗고 얌전히 맞아!" 이런 상황인데
그 말의 전제가 되는 '남성징병으로 피해를 입는사람이 남성이고 수혜를 받는 사람이 여성'이 아니라면서 당위명제에 대한 부정을 하려 드시네요.
그럼 제대로 말하죠. '남성징병으로 피해를 입는사람은 거의 모든 남성이고 수혜를 받는 사람은 극히 일부의 남성과 모든 여성'이라고요.
모든 여성들은 남성징병에 의해 수혜를 받는 쪽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성들이 징병된 군인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워하기는커녕 그건 당연한거고, 희생도 아니고, 언제든 범죄를 저지를 것이며, 위문편지를 보내는 것은 오직 여성에게만 남성을 위문을 강요하는 행위라고 사실을 호도하면서 군인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너무 이상하다. 라고 확실히 말씀드릴게요.
15.
그리고 님 말마따나 그것을 폭로한 분이 여성이라는 점을 빼놓고 이야기해도, 앞서 말했듯이 남성이었어도 큰 문제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몹시 기분이 나빴다면 학교에 정식으로 항의하거나 국민청원을 넣는 방법도 있는데 왜 그랬냐 ~ 라고 하시는데, 왜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그것을 돕는 사람이 선택한 방법에 대해 자꾸 왈가왈부하면서 부적절했음을 강조하시는지요. 정작 그들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에게는 그냥 어린애다, 몰라서 그랬다. 버릇없었다. 이렇게만 말하고 넘어가시는걸 보면 사태의 경중을 완전히 잘못 파악하고 계시는 듯 하군요. 뭐 그야 개인의 감상 차이니까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만약 어떤 여자가 자신이 범죄를 당한 것을 '미투'를 통해서 폭로,고발을 했다면요? 다른 방법도 많은데 왜 언론에다 대고 그렇게 사실확인도 안 된 내용을 사실처럼 버젓이 이야기하나요? 이렇게 거기에도 똑같이 말씀하실까요? 그건 좀 이상하죠?
16.아까부터 자꾸 이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자들 중에는 남성도 있다는 건 딱히 중요한 부분도 아니고 계속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아닙니다.
그리고 정확히는 3%의 보충역들은 병역의 의무를 '면제받은' 거구요, 병역의 의무가 '없는' 이들은 여성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3%의 남자들은 딱히 기분나빠하지도 않을 거고 비난으로 느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들 마음에는 이리도 감정이입을 잘 하시는데 어째서 군필 남자들의 사고방식에는 감정이입을 못 하시는지...
그리고 시야가 어두운 것이 집에만 계셔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집에만 있는데 시야가 어둡지 않은 사람도 많으니깐요.
다만 님 주변에 병역의 의무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신 것은 신기하네요. 바로 님이 하찮게 여기고 있음을 바로 보여주셨지 않습니까. 자신의 시간을 쌩으로 날리며 정당한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게 희생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성별에 따라 달리 주어진 당연한 의무이므로 그 의무가 원래부터 없는 사람들은 딱히 고마워할 필요도 없고 미안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사고방식을 일반적으로는 하찮게 여긴다고 말합니다.
22년 전에 없어진 군가산점을 예시로 들며 남자들이 피해보는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뭐라고 할까요? 기만? 무관심? 그렇게나 평소에는 무관심하셨던 군 제도에 대해서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직 선을 넘은 사람들의 목소리만 보고 전체 목소리까지 한심하게 여기며 싸잡아 타박하시는 것 또한 하찮게 여긴다고 보통은 말하죠.
님의 남편이 남자고 아들이 남자고 아버지가 남자인 거는 여기서 아무런 인과가 없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 여학생에게 비난을 넘어서 인신공격이나 하던 한심한 작자들한테도 다 어머니가 있고 여자 형제도 있고 여자 애인도 있을겁니다. 우리는 다 같이 섞여서 살아가는데, 일부에게는 의무가 주어지고 일부에게는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차별이라고 말하면서 불합리함을 느끼고 불평불만을 가지는 거에요. 각자가 최선을 다하기 위한 각자의 책임과 의무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정하게 분배되어야지 일부라도 불만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공정한 분배가 아닌 거죠.
그리고 님처럼, 그 여학생처럼, 그 여학생에 동조하는 많은 여자들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 "그 의무를 얌전히 받아들여라, 그저 너네가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지는 굴레,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서 안 질 뿐이다. 그러니 일말의 고마움도 미안함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징병된 남자의 희생을 가소로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집단이라는 겁니다.
반면 그렇게까지 써줄 필요도 없는데도 대가로 받을 봉사시간 1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 정성껏 손편지를 써준 같은 학교의 일부 여고생, 군인이 받은 조롱조의 편지에 대해 내용을 전해듣고 같이 공감하고 분노해준것도 모자라 그자리에서 잊어버리지 않고 뒤이어 인터넷에까지 올려준 최초 제보자 여사친분, 그리고 그걸 보고 저건 행동은 좀 아니지 않나, 남자들의 분노를 이해해주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서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많은 여자분들. 이러한 분들이야말로 다른 성을 존중하고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겠지요. 물론, 이런 사람들 덕분에 아직 우리나라가 의무의 불평등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 최고 극단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던 것이구요.
17.철없는 여고생의 편지 한 장 때문에 애국심이 사라졌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군대를 갔다 오면 그 착취적인 제도와 시간낭비, 그리고 남자에게만 강요된 의무, 군대에 있다 나오면 느껴지는 면제자들과의 사회적 격차, 불평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상은 없을 때 애국심이 사라진다는 것이지요.
또 애국심을 넘어서 증오가 생기는 것 역시, 모두가 내가 한 일에 대해서 고마워한다고 말은 들었고 가끔 정말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을 때면 고맙지만, 가끔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갑자기 내가 한 일을 조롱하고 약을 올릴 때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17-2. 그리고 제가 거듭 지적했기 때문에, 자료조사 미흡, 사실 왜곡, 사실관계 오류, 님께서 문장의 맥락이나 뜻을 오해한 것들에 대한 지적은 인정을 해야 하실 부분이 많을 듯 합니다. 프로세스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셨다지만 본인께서 오류라고 판단하신 내용이 대부분 잘못된 사실관계 또는 편파적인 현실인식에서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무조건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네요.
무엇보다 제가 가진 남성징병이 남성에게 희생이고 피해다 라는 관점이 차별적인 시각이라는 것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성은 징병을 당해도 싸고 마땅히 당해야 하며 딱히 다른 사람들은 그에 대해 감사할 필요가 없다는 선생님 본인께서 가지신 시각이 한국에서는 제일 문제가 됨을 알아 주십사 하며 글을 마칩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다 읽기는 하실지. 차분하고 객관적으로 쓰려던 처음의 생각과는 다르게 쓰다 보니 감정이 섞이거나 혹은 말꼬리잡기 비꼬기 같은 문장들을 써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새벽 5시까지 글 두들기고 있어서 그런 거니 혹여나 다 읽으셨다면 그 부분 양해 부탁합니다. 병역의무에 대한 인식과 상관없이 그냥 인간대 인간으로 그런 글 읽게 해서 미안합니다. 처음에 먼저 댓글 단 것도 저고.
차후에 답장이 달릴지 안 달릴지 모르겠지만 번호 붙여서 일일히 반박하실 것이 아니고 본문의 최중요 요지인 '남성 징병은 당연시 여길만한 게 아니며 감사해야 마땅하다'라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될 듯 합니다. 님 말마따나 철없는 여고생이 쓴 글에 수천명의 남성들이 분노한 이유의 핵심은 저거니까 말이죠.
글쓴이는 아니지만 저도 유태인 님의 댓글을 새벽 한시까지 읽었네요. 굉장히 길게 쓰신 정성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원하시는 핵심인 남성 징병이 당연한 건 아니고 감사할 일이다에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런 글을 보았다고 수천 명의 남성이 여성 전체룰 향해서 분노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 학생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게 전체 여성으로 갈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물론 그 학생에 대해 분노할 수 있습니다(그렇다고 신상을 털려는 시도-그 트위터 이용자가 그 학생이든 아니든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시도 자체가 잘못된 건데 사실 그 학생이 아닐 수 있다라고 말하는 걸 보면서 "아니면 어쩔건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까지 적절한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이 왜 전체 여성에게 분노할 거리가 되는건지, 왜 해당 여고 전체가 비난받고 모 학원에서 쫓겨나야 하는건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남성범죄자 기사가 뜰 때 일부 여성들이 남성 전체를 욕하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남성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 마"라고 하는 말이 적절합니까?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 님께서 글쓰신 것을 보아하니 적어도 님께서는 그럴 말 할 자격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 당사자가 읽고 기분 나쁘고 말 편지(물론 이것도 당연히 없으면 더 좋을 문제입니다)와 실질적인 성폭행 등이 수반되는 미투를 비교한 것은 소름이 끼칩니다. 님께서 생각하는 성폭행은 여고생의 기분나쁜 편지만큼 별 게 아니라는건지 아니면 여고생의 기분나쁜 편지가 성폭행만큼 심각한 일이라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 방향이더라도 전혀 적절하지 못하고 심각한 문제겠습니다.
무척 길게 쓰느라 고생 많이 하신 것은 알겠습니다만 드는 감상은 이렇게까지 정성들일 일이 아닌데... 라는 겁니다. 그냥 한 고등학생의 일탈 정도로 넘기면 될 일을 여성 혐오의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것이 저 또한 사고방식이 너무나도 다르다고 여겼네요. 나름 겉으로는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글을 쓴 유태인님마저도 여성혐오라는 하등 쓸모없는 이념에 사로잡혀 편지와 미투를 비교하고, 신상이 공개된 사람이 진짜 그 학생이 맞는지 아닌지와 같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걸고 넘어지고, 한 명의 일탈을 가지고 전체 여성과 싸우려는 비상식적인 대응을 하시니 안타깝습니다.
원글쓴이, 댓글쓴이 모두 길게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볍게 몇 마디만 더 얹고자 합니다.
1. 가장 최근 답글에도 달린 얘기이지만, 이 사건은 해당 여고생이 명백하게 잘못한 게 맞습니다. 신상이 털려서 마녀사냥이 일어났다고 말하지만, 신상이 털렸다고 알려진 것은 원글쓴이가 올리신 위문편지 작성자와 무관한 다른 위문편지와 관련된 글을 올린 트위터 사용자입니다. 발단이 된 편지를 쓴 작성자는 작성 당시 2학년으로 추정되는데, 다른 위문편지 작성자는 1학년이라서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저는 후자의 위문편지가 더 악랄하다고 봅니다만. 따라서 발단이 된 위문편지를 쓴 여고생이 실제로 신상이 털렸는지는 스스로 자수하지 않는 한 알 수 없습니다.
2. 아무리 생각해도 해당 사건은 여고생을 감싸줘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해당 편지를 작성한 사람이 자수하기 전에는 누구인지 알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이기에 해당 학교와 교육당국은 이런 일이 발생한 사안을 놓고 사과하고 관련해서 교육을 잘하도록 하겠다 라고 말하면 끝날 일입니다. 그런데 해당 학교에서 [사과문]이 아니라 [유감문]을 쓰게 되면서 일이 커지게 되었죠. 혹시나 사과라는 단어를 쓰면 법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을까봐 그렇게 쓴 것같은데, 저는 이런 대응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덧붙여 앞서 설명했던 1학년 위문편지 작성자의 편지도 드러나면서 일이 훨씬 커지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끝낼 수 있을 불씨를 키웠으니, 이제 초가삼간을 다 태워야 꺼지지 않을까 싶네요.
3. 위문편지 제도가 잘못되었네 어쩌네를 논하기에 앞서 잘못된 부분을 명확하게 짚고, 그 다음에 위문편지 제도에 대해 논해야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위문편지 제도를 없애자고 얘기하는 건 아무래도 이상한 대응이네요. 이와는 별개로 위문편지 제도는 외부와 소통이 어려웠던 시대에 있었던 제도였다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인지 몰라도 자신이 지키고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부터 받는 편지를 통해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겠죠. 실제 제가 있던 부대에서도 초등학생이 보내준 위문편지를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삐뚤빼뚤한 글씨로 써 줬던 위문편지를 전우들과 다같이 읽으면서 함께 웃으면서 편지를 써준 초등학생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도 반입해서 쓸 수 있는 시대니까 굳이 위문편지 제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즉, 위문편지 제도는 이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없어져도 되는 제도가 된 것은 맞지만, 이런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없어지게 되는 건 정말 안타깝네요. 뭔가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뀐 느낌이랄까요. 위문편지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저 여고생이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닙니다. 이 사건은 그냥 저 여고생이 잘못한 겁니다. 강제성의 유무가 문제의 본질을 해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강제성도 없었다고 하고요.
4. 해당 사건은 전혀 젠더 갈등으로 발전할 문제가 아닌데, 당사자의 성별이 각각 남자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젠더 문제로 바뀌는 모습을 봅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자고, 나머지 절반은 남자니까 끼워맞추면 어떤 문제든 젠더 문제로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문제가 언론에 등장하고 계속 불거질 때마다 한 개인으로 참 답답하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별 문제가 아닌 걸 억지로 꼬아놓아서 복잡하게 만드는 것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문제를 볼 때마다 젠더 갈등에 관심을 가지려다가도 다시금 회피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5. 제가 쓴 댓글과 별개로 원글쓴이와 답글쓴이 사이에 벌어진 문제는 당사자분들끼리 서로 잘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글을 저렇게 길게 쓰셨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이 서로 이해하려고 애쓰셨다는 증거로 생각되는데요. alookso 에서만큼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존중하면서 대화가 마무리되면 좋겠어요.
아하하하하... 글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어리둥절, 조금 뒤에는 분노, 마지막에는 웃음이 터졌네요. 그리고 처음부터 두 번 정도 더 읽었어요.
아, 이렇게까지, 이렇게까지 사고방식이 다르구나. 내가 무슨 말을 더 하면 이 분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정말로 이렇게 근본적인 부분부터 사고방식이 다른데, 무슨 말을 더 해도 의미가 있을까. 의문까지 들었지만, 그래도 답글을 주셨기에 저 역시 답글을 써야 할 것 같아 어찌어찌 써 봅니다. 제 글에 번호를 매기고 반박하는 형식으로 쓰셨으니, 그 부분에 대한 말들만 쓰겠습니다.
1, 2.
특정 고등학교에서 군대로 편지를 보내도록 한 것을 두고서, (고등학교가 여고이고 군대가 남초이기 때문에) 사실상 여성이 남성에게 편지를 보내도록 강요한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비약이라는 겁니다.
또 해당 사건 보도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보셨다면 편지를 쓰고 봉사시간을 받는 것을 선택한 학생이 50%도 안 된다고 하는 기사를 찾을 수 있으셨을 거에요. 다시 말해 군인들에게 편지쓰는 것을 거부하고 봉사시간을 다른 걸로 대체해서 채울 수도 있었겠죠. 그러니까 강요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여자인 것도 중요하지 않고, 남초인 것도 중요하지 않고, 강요는 아니지만 강요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지요.
님과 님 주변의 개인적인 사례만을 갖고 글을 썼다고 해도, 그게 옳다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자료조사가 부실했다고 말씀드렸던거구요. 글의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잘못되었으면 그 글은 틀린 것 아닌가요? 그걸 인정하지 않으시면, 사실 제가 이렇게까지 긴 글을 쓸 이유도 없었죠.
3, 4.
저는 편지를 안 쓰면 봉사시간을 안 준다는 것이 '쓰레기를 안 주우면 봉사시간을 안 준다' 나 '당번을 안 하면 봉사시간을 안 준다'와 뭐가 다른지 도통 모르겠어요. 더욱이 그것을 두고 쓰레기를 줍는 것, 당번을 하는 것에 대해 강요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것까지도 사고의 맥락이 안 닿네요. 그렇지만, 그걸 강요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는 이해했어요. 그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지만, 어쨌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죠. 그러니까 그 여학생 역시 불만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다시 말하면 저 학생이 불만을 가지게 된 계기 자체가 자기 상황에 대한 굉장히 잘못된 이해에서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고, 저 학생의 행동이 철없고 버릇없다는 것은 그런 의미로 말씀을 하셔아 맞습니다. 그런데 그게 반에 한 명 밖에 없었다는게 오히려 놀라웠다니요. 전 오히려 한 명이라도 존재하는 게 신기했는데요. 게다가 철없고 버릇없다고 해서, 보통 모르는 사람에게 화풀이하고 비꼬는 것으로 그 불만을 풀진 않죠. 굳이 자기한테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기에는 너무 귀찮잖아요. 그러니까 하기 싫은 애들은 그냥 안 하고 말았던 거죠.
5.올린 사람의 성별은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그 편지의 내용이 충분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것이고 공감과 이해를 구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니깐요.
인터넷에 올린 게 뭐가 문제일까요? 편지를 쓴 학생의 신상이 정말 드러났는지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학생의 이름을 굳이 찾아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편지만 보면 개인정보도 없고 보낸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드러났는지는 좀 의문이네요. 제가 조금만 찾아봐도 트위터에서 본인이 모 여고 학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해당 편지로 화내는 이들을 공격했고 그 결과 그 트위터 계정의 신상이 털린 것 같은데... 그 계정이 모 여고 학생이었을 순 있지만, 편지를 쓴 당사자라고 확신할 순 없죠. 즉 신상이 털렸는지 아닌지조차 확실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즉, 그 편지를 쓴 해당 학생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는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모 여고 라는 두루뭉실한 집단에 대해 전체적인 모욕이나 가해졌을 수 있겠지만요. 그 외에 트위터로 싸우다가 자기 신상 노출한 친구들은 뭐, 긁어 부스럼을 일으킨거구요.
그런데도 처음에 병사의 여사친 분이 해당 편지 내용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두고 그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세요? 음... 글쎄요. 별 것 아닌 일을 인터넷에 올려 일을 크게 만들었다는 말을 하시는 거라면 대충 이해는 가네요. 사회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모습들에 대해 인터넷에 올려서 지탄받게 만드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리라 믿겠습니다.
6-1.사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 부분이 바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던 부분인데요... 저로써는 무척 새로운 관점이라서요.
"여성에게는 나라 상황이 나빠질 때 가장 먼저 퇴직권고를 받는 형태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나타난다."
그야, 코로나 사태 때 비정규직 여성들의 집단퇴지과 같은 기사들을 보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건지는 알고 있습니다만,
"징병제"라는 아주 명확하고 구체적인 희생방식의 대립적 위치에 놓아지는 것이... 님이 말씀하시는 사회적 압박이라고 말하시는 건가요?
그러면요, 그렇게 여자들을 자르는 주체인 회사들이 '남자들은 군대갔으니깐...' 하면서 여자를 골라서 자른다는 말인가요?
혹은, 여성이 징병되는 것보다는 위급상황에 퇴직하는 것이 더 가볍다고 여겨서 여성징병을 극구 사양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그도 아니면, 대한민국에서 여자는 가장 먼저 잘라도 되는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남자에게 징병이라는 패널티를 안긴 것이라는 뜻인가요? 어느 쪽이든 이상한데요.
그럼 징병도 되었는데 전역 후의 일자리가 문사철, 비정규직, 영업직이라서 가장 먼저 잘려나간 남성은 왜 이중의 희생을 하는건가요?
그 둘은 대립관계가 아니에요. 국가에서 징병제의 반대급부로 두고 있는 것은 없어요.
법적,제도적으로만 보아도 남성에게는 징병제라는 제도적 차별이 존재하는 반면, 여성을 법제도적으로 차별하거나 불합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요. 설령 관습적으로 남아있다 한들, 잘못된 관습이 완전히 없어질 때 남성들의 징병제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6-2. 그리고 '병역의무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라는 말은 '군대에(강제로) 복무할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 다른 여학생들에게 모독이라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이해를 하시려면 문맥상 제가 편지를 쓴 여학생이 병역의무 대상이 아니라서 그런 편지를 썼다는 식으로 말해야 납득이 가는 부분인데,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그런 말은 한적도 없습니다. 그 말은, 그 여학생이 조롱 편지를 썼을 때 사람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했냐라는 것에 대한 문장이죠. 아 제가 조롱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을 버릇없다로 정정하시고 싶으신 듯한데, 고3이 19살이죠? 군대 가는 애들 나이가 20살,21살 정도 안 되나요? 그들 사이에서 버릇없다 라는 말을 쓰기에는, 너무 동년배죠.
7.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는 것을 희생이라고 규정할 때, 국가의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것이 왜 구걸이 되는 건가요?
물론 국가가 여러 계층의 여러 사람들에게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부의 재분배, 경제순환, 국민 불만 달래기, 국민의 편익 등등... 둘의 연관이 안 보이네요.
그런데 님께서 세금 제도를 전 국민에게 모두 똑같이 50%씩 때려야 공정한 건 아니다 라는 말을 통해 하고 싶으신 말은 이것일 겁니다.
남자 여자는 다르다. 그러니까 병역의 의무도 차이가 있는 거다. 그러니 남자는 희생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것 하는 거고 여자는 수혜받는것도 뭣도 없다, 이런 말이시죠?
그런데, 남자가 시간을 소모해서 국방을 지킴으로써 남자 자신만 지켜지고 여자들은 지켜지지 않는가요? 제가 알기로 북한군과 중국군이 남자는 한국군이 지켜서 안 잡아갔는데 여자는 안 지켜서 잡아갔다 이런 말은 못 들어본 것 같거든요. 아마도 여자들도 국방혜택을 수혜받고 있는 듯 합니다.
남녀 가림 없이 공평하게 국방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제가 알기로 남자인데요.
그런데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내 시간을 쓰는 것이 희생이 아니면 뭔가요? 공동체에 시간을 투자라도 했다고 말해야 하나요? 희생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시간 소모 없이, 즉 희생 없이 혜택을 누리는 것을 뭐라고 해야 할까요? 수혜죠.
그러니 성별에 따른 의무의 차이를 수혜집단과 희생집단으로 가를 수 없다는 말도 이상합니다. 가를 수 있습니다. 왜 없나요.
8. (이 문단은 이해가 잘 안 가서요. 희생이라는 표현을 군대 가기 싫은거구나 라고 해석을 하는 게 비약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 문장의 주체는 누구죠...? 누가 해석을 하는 위치고 무엇에 대한 비약이란 말인가요?)
그리고 말씀을 들어보면 마치 제가 그 사실을 부정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시는데, '너희들은 가지 않는 군대에서 내가 이렇게 개고생을 했었다/하고 있다/ 할 예정이다' 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 맞습니다. 지금 제 요점이 이 얘기인데요?
다시 말해 희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병사)가 화냈고 / 희생을 한 사람들(전역자)이 거기 동조했으며 / 희생을 할 사람들(미필남자)들은 공감했다는 거죠.
9.위의 7,8에서도 길게 이야기했지만, 그 행동을 버릇없다 한마디 정도로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러니까 근본적인 인식차이 같습니다. 그걸 사회통념상 버릇없다 정도로 가볍게 끝날 수 있었으려면, 희생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대상이 미래에 자신 또한 희생을 할 사람이었을 경우에만 가능한 겁니다. 물론 그 여학생이 그렇게까지 욕먹고 인신공격을 당할 일이었나, 랑은 다른 문제니까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다만, 그 일을 씹고 뜯고 확산시킨 것이 오직 제가 말하는 '극히 일부'의 잘못인가요? 아니면 여학생의 잘못이 뭐가 그리 크냐면서 성별대립으로 몰고간 사람들인가요? 물론 도를 지나친 인신공격과 성희롱은 잘못된 것입니다. 저는 여학생을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 그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 극히 일부였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겁니다.
10. 콘돔을 포함한 여러 내용들은 제가 이미 사전 배경지식이 있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해 설명한 것이며, 님의 글을 출처로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님 말대로 사실확인도 안 된 썰을 바탕으로 증거유무를 따지고 있냐 - 라고 말씀을 하시려면, 정반대로 '위문편지를 받은 군인들이 콘돔을 보내고 스토킹을 했다' 따위의 확인되지 않은, 그리고 콘돔 같은 것이 들어갈 수 없는 군 우편체계라는 정황상 거짓에 가까운 썰을 두고 군인들을 모욕하는 여학생 옹호측이 훨씬 정도가 심하겠죠.
또 학교별 특성이 다르니 뭐라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기에 안하면 점수까이는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보시는 것 역시 썰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결국 교육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제가 말한 것과 동일하게, 강제도 아니며 자발적인 참여여부가 선택가능하여 참여자도 50%밖에 안 되었다, 라는 것이 전부입니다.
설령 강제로 그 글을 썼다 하여도 딱히 그 '철없음'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강제가 아닐 경우에 '철없음'이 몇 배로 더 불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마치 위문편지를 강제로 쓸 것을 강요받았다면 여학생의 불평불만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납득가능함으로 변모하는 듯 여기는 듯 해서 철저히 정리하고 넘어가는 겁니다.
11.
그렇다면 이 글을 여자가 올렸다고 나쁜 일이 착한 일이 되느냐? 아니오, 애초에 나쁜 일이 아니라 착한 일이니까요.
굳이 여자라는 성별을 강조한 것은 위의 5번에서 말씀드렸듯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그 편지의 내용이 충분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것이고 공감과 이해를 구하기에 충분한 내용이라는 겁니다. 님은 그 여자분이 무사하다는 사실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듯 한데 정말 그 여자분은 무사할까요? 아뇨, 오히려 더 박살이 났죠. 누구한테? 여학생을 옹호하고 여학생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역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에게요. 그분은 앵무새를 키우면서 자기 반려조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던 사람이었는데, 여태 썼던 모든 게시글에 악플이 달리며 온갖 방법으로 욕설과 악플과... 반려조를 삶아먹니 튀겨먹니... 게시판을 마비시키고.
소속 빼고는 모든 것이 불분명, 밝혀졌다는 신원조차 확실하지 않은, 이 사건을 자초한 여학생에게 이분에게처럼 직접적인 욕설이 전해진 게 하나라도 있을까요? 글쎄요...
11-2. 거듭 말하지만 '님이 아는 초등학생은 이러저러하다'이라고 한정해서 넘어갈 필요가 없어요.
님이 아는 초등학생만 그런 거지, 실제로 남자인 초등학생, 남자인 중학생, 남자 고등학생들도 군인에게 위문편지를 쓰는 경우가 있다 이겁니다.
자료조사가 부실하다고 말하고 넘어갔지만, 실상은 글의 전제부터 잘못되었다는거죠. 님 생각처럼 여자만 남자한테 한다, 이게 아니라구요.
불가능한 가정이라고 단정짓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가셨는데 사실 이것도 따지자면 요점 중 하나입니다.
아 그리고 우리나라 초등학교가 남녀공학인걸 왜...설마 남자초등학생이 남성전용초등학교 재학생이라고 이해하셔서 하신 말씀인 듯 하네요...
12.
말씀하신 것처럼 군내 성추문 성폭행 그릐고 걸그룹 군부대 위문공연장면...
이런 것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명의 어리석은 여고생처럼 그런 쪽으로 생각이 돌아갈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 생각이 옳냐 틀리냐는 완전 다른 것입니다. 성문제가 많이 일어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쪽도 필시 이럴 것이다. 그런 생사람 잡는 거고 틀린 거죠.
님 딸이 10살이고 성문제에 관심이 많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의견으로 끝나야 해요.
그리고 군내 성추문과 성폭행은 간부, 즉 직업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징집병 쫄병 병사들한테 왜 그런걸 덮어씌웁니까.
아니 그리고, 설령 걸그룹이 야하게 하고 나가서 위문공연 한들 그게 뭐 어때서요? 뭐 군인들이 변태라서 그런겁니까? 그냥 그렇게 하면 좋아하니까 자발적으로 가서 호응 빡세게 해주는 일부 그룹들이 있는거죠. 근데 그런거요, 위문공연 10번 중에 1번 갈까말까 하댑니다. 본 적 없는 사람이 훨씬 많을거고, 보통 지역에서 주민들이 와서 장기자랑 합니다. 무슨 할아버지들 나와서 마술공연하고 아저씨들 색소폰불고.
이런거 잘 모르셨죠? 관심이 없이 피상적으로만 넘어가셨으니깐요. 그런데 군인들을 그렇게 성적으로 엮으면서 매도하는 것, 그거야말로 모독이죠.
13-1. 님은 징집된 일반병에게 왜 위문편지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시면서, 왜 순직한 소방관들이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많은 직업군들에게는 편지를 써도 크게 문제 없을 거라고 당연시 여기실까요? 이미 앞에서도 언급하셨지만, 님께서는 징집된 일반병이 딱히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이 없으시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은 틀렸습니다. 징집된 일반병은 희생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나를 위해 희생해주시는 타 직업군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면, 그 대상에서 굳이 머리를 써 가면서 징집된 일반병을 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는 것이죠. 그것이 사회 통념이고, 사회 통념이어야만 합니다. 이번 사건도 본질적으로는 그러한 사회통념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발단이 된 것이죠.
아, 그리고 정확히는 사회통념상 국군장병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는 개념에 제일 부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 위문편지라고 하면 징집된 일반병에게 제일 먼저 쓰는 것으로 생각할까요? 그야 희생의 대표명사가 징집군인이니까요. 님께서 말씀하신 경찰,직업군인,소방관 전부 자신의 일에 대한 노동의 댓가를 두둑히 받으면서 일을 하거든요. 직업적 사명감과 자신의 업무의 가치와는 별도로 말이죠. 반면 징집군인은 자신의 일에 대한 노동의 댓가도 받지 못하고, 심지어는 어떠한 보상도 없습니다. 그런데 업무강도나 생활환경은 딱히 위의 세 직업에 비해 나을 게 없습니다. 모두가 하기 싫어하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을 강요되어 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희생이죠. 이것을 희생이라고 부릅니다.
13-2.
그리고 제가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은, 그 여학생이 군인을 조롱하는 편지를 보냈을 때 여성도 징병이 된다면 '어차피 너도 군대 와서 열심히 구를건데 어디 두고봐라' 하고 끝날 문제였다고 말하는 겁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딱히 그에 대해 비웃을지언정 딱히 동조해주지 않겠죠. 왜냐면, 어차피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거니까요. 근데 이건 남의 얼굴에 침 뱉은 거나 다름없어서 문제인 거구요. 남의 얼굴에 침 뱉은 사람을 인터넷에 올린 걸 두고 온라인 마녀사냥이라... 마녀가 특정되지 않았는데 그게 왜 마녀사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는 이미 잘못을 한 일개인을 온라인에 올려서 사회적으로 망신,모욕을 주는 문화에 무척 익숙했던 것 같은데, 그런 문화 속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보다 앞에서도 말했듯 온라인에 전시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확고히 말하실 수 있는 줏대는 본받고 싶습니다.
14. 음. 희생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이해하신 것 치고는 앞에서 무척 납득하지 못하신 듯한 반박들이 무척 많이 나오셨는데...
피해라는 표현은 더 마음에 안 드시는가요? 군대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이 없다, 라고 생각하시는 거면 그것 역시 사실 왜곡인데요.
당장 군가산점제가 폐지된지가 얼추 한 2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이게 얼마 되지도 않았는지는 더욱 잘 모르겠네요. 군가산점 없어질 때 군대갔던 사람들이 지금 나이가 한 마흔 중반 정도 되었을 텐데요 ㅋㅋㅋㅋ 군가산점이 있으니까 피해를 입는게 아니라고 생각하셨던 거면, 자료 조사 부족이군요.
그리고 님 말대로 모든 남성들이 군대를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군대를 가서 피해를 입는 모든 사람은 남자입니다. 게다가, 그 군대를 가지 않는 남성이 지금 몇 퍼센트나 될까요? 최근 병역판정검사를 보면요, 현역이 얼추 89%, 공익이 8%, 나머지 3%가 면제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헌신 또는 희생하지 않는 남자는 3%라는 말이지요. 3%, 무시가능한 숫자는 아니죠. 무척 많습니다.
엄청나게 뚱뚱하거나, 엄청나게 말랐거나, 손가락이 몇 개 없거나, 죽을 병에 걸렸거나, 뭐 이런 사람들이 3%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군대를 안 가는 건 사실상 일상생활조차 힘든 장애인에 대해 면제를 주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아 혹시 쓰고 나서 생각한건데 의경,해경,의방, 산업체, 전문연, 공익과 같이 전환복무나 대체복무로 군복무를 대체받는 사람들은 뭐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 이렇게 생각하시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국가를 위해 무의미하게 시간을 희생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똑같은거거든요.
반면 여성의 징병률은 몇 퍼센트일까요? 0%입니다. 면제는요? 100%입니다. 자원입대를 통해 장교,부사관으로 가서 국방을 직업으로 삼아 직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많은 월급을 받으며 직업적인 만족감을 채우는 일부 인원을 포함해도, 여자로 태어나면 무조건 100% 면제는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죠.
양반과 노비...양반이 될 확률은 100%. 노비가 될 확률 97%. 3% 확률로 노비가 되지 않으려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야만 가능...
수혜를 받는 집단과 주는 집단이 명확히 정해져 있군요. 누가 봐도.
무엇보다 14번의 요점은, 뭐 남자가 군복무를 해서 여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처럼 상황이 돌아가니까 문제라는 겁니다.
"내가 널 때리다가 네 잠바 지퍼에 긁혀서 내 주먹이 아파! 너 잠바 벗고 얌전히 맞아!" 이런 상황인데
그 말의 전제가 되는 '남성징병으로 피해를 입는사람이 남성이고 수혜를 받는 사람이 여성'이 아니라면서 당위명제에 대한 부정을 하려 드시네요.
그럼 제대로 말하죠. '남성징병으로 피해를 입는사람은 거의 모든 남성이고 수혜를 받는 사람은 극히 일부의 남성과 모든 여성'이라고요.
모든 여성들은 남성징병에 의해 수혜를 받는 쪽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성들이 징병된 군인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워하기는커녕 그건 당연한거고, 희생도 아니고, 언제든 범죄를 저지를 것이며, 위문편지를 보내는 것은 오직 여성에게만 남성을 위문을 강요하는 행위라고 사실을 호도하면서 군인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너무 이상하다. 라고 확실히 말씀드릴게요.
15.
그리고 님 말마따나 그것을 폭로한 분이 여성이라는 점을 빼놓고 이야기해도, 앞서 말했듯이 남성이었어도 큰 문제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몹시 기분이 나빴다면 학교에 정식으로 항의하거나 국민청원을 넣는 방법도 있는데 왜 그랬냐 ~ 라고 하시는데, 왜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그것을 돕는 사람이 선택한 방법에 대해 자꾸 왈가왈부하면서 부적절했음을 강조하시는지요. 정작 그들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에게는 그냥 어린애다, 몰라서 그랬다. 버릇없었다. 이렇게만 말하고 넘어가시는걸 보면 사태의 경중을 완전히 잘못 파악하고 계시는 듯 하군요. 뭐 그야 개인의 감상 차이니까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만약 어떤 여자가 자신이 범죄를 당한 것을 '미투'를 통해서 폭로,고발을 했다면요? 다른 방법도 많은데 왜 언론에다 대고 그렇게 사실확인도 안 된 내용을 사실처럼 버젓이 이야기하나요? 이렇게 거기에도 똑같이 말씀하실까요? 그건 좀 이상하죠?
16.아까부터 자꾸 이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자들 중에는 남성도 있다는 건 딱히 중요한 부분도 아니고 계속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아닙니다.
그리고 정확히는 3%의 보충역들은 병역의 의무를 '면제받은' 거구요, 병역의 의무가 '없는' 이들은 여성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3%의 남자들은 딱히 기분나빠하지도 않을 거고 비난으로 느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들 마음에는 이리도 감정이입을 잘 하시는데 어째서 군필 남자들의 사고방식에는 감정이입을 못 하시는지...
그리고 시야가 어두운 것이 집에만 계셔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집에만 있는데 시야가 어둡지 않은 사람도 많으니깐요.
다만 님 주변에 병역의 의무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신 것은 신기하네요. 바로 님이 하찮게 여기고 있음을 바로 보여주셨지 않습니까. 자신의 시간을 쌩으로 날리며 정당한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게 희생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성별에 따라 달리 주어진 당연한 의무이므로 그 의무가 원래부터 없는 사람들은 딱히 고마워할 필요도 없고 미안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시는 사고방식을 일반적으로는 하찮게 여긴다고 말합니다.
22년 전에 없어진 군가산점을 예시로 들며 남자들이 피해보는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뭐라고 할까요? 기만? 무관심? 그렇게나 평소에는 무관심하셨던 군 제도에 대해서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직 선을 넘은 사람들의 목소리만 보고 전체 목소리까지 한심하게 여기며 싸잡아 타박하시는 것 또한 하찮게 여긴다고 보통은 말하죠.
님의 남편이 남자고 아들이 남자고 아버지가 남자인 거는 여기서 아무런 인과가 없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 여학생에게 비난을 넘어서 인신공격이나 하던 한심한 작자들한테도 다 어머니가 있고 여자 형제도 있고 여자 애인도 있을겁니다. 우리는 다 같이 섞여서 살아가는데, 일부에게는 의무가 주어지고 일부에게는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차별이라고 말하면서 불합리함을 느끼고 불평불만을 가지는 거에요. 각자가 최선을 다하기 위한 각자의 책임과 의무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정하게 분배되어야지 일부라도 불만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공정한 분배가 아닌 거죠.
그리고 님처럼, 그 여학생처럼, 그 여학생에 동조하는 많은 여자들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 "그 의무를 얌전히 받아들여라, 그저 너네가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지는 굴레,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서 안 질 뿐이다. 그러니 일말의 고마움도 미안함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징병된 남자의 희생을 가소로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집단이라는 겁니다.
반면 그렇게까지 써줄 필요도 없는데도 대가로 받을 봉사시간 1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 정성껏 손편지를 써준 같은 학교의 일부 여고생, 군인이 받은 조롱조의 편지에 대해 내용을 전해듣고 같이 공감하고 분노해준것도 모자라 그자리에서 잊어버리지 않고 뒤이어 인터넷에까지 올려준 최초 제보자 여사친분, 그리고 그걸 보고 저건 행동은 좀 아니지 않나, 남자들의 분노를 이해해주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서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많은 여자분들. 이러한 분들이야말로 다른 성을 존중하고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겠지요. 물론, 이런 사람들 덕분에 아직 우리나라가 의무의 불평등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 최고 극단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던 것이구요.
17.철없는 여고생의 편지 한 장 때문에 애국심이 사라졌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군대를 갔다 오면 그 착취적인 제도와 시간낭비, 그리고 남자에게만 강요된 의무, 군대에 있다 나오면 느껴지는 면제자들과의 사회적 격차, 불평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상은 없을 때 애국심이 사라진다는 것이지요.
또 애국심을 넘어서 증오가 생기는 것 역시, 모두가 내가 한 일에 대해서 고마워한다고 말은 들었고 가끔 정말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을 때면 고맙지만, 가끔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갑자기 내가 한 일을 조롱하고 약을 올릴 때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17-2. 그리고 제가 거듭 지적했기 때문에, 자료조사 미흡, 사실 왜곡, 사실관계 오류, 님께서 문장의 맥락이나 뜻을 오해한 것들에 대한 지적은 인정을 해야 하실 부분이 많을 듯 합니다. 프로세스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셨다지만 본인께서 오류라고 판단하신 내용이 대부분 잘못된 사실관계 또는 편파적인 현실인식에서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무조건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네요.
무엇보다 제가 가진 남성징병이 남성에게 희생이고 피해다 라는 관점이 차별적인 시각이라는 것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성은 징병을 당해도 싸고 마땅히 당해야 하며 딱히 다른 사람들은 그에 대해 감사할 필요가 없다는 선생님 본인께서 가지신 시각이 한국에서는 제일 문제가 됨을 알아 주십사 하며 글을 마칩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다 읽기는 하실지. 차분하고 객관적으로 쓰려던 처음의 생각과는 다르게 쓰다 보니 감정이 섞이거나 혹은 말꼬리잡기 비꼬기 같은 문장들을 써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새벽 5시까지 글 두들기고 있어서 그런 거니 혹여나 다 읽으셨다면 그 부분 양해 부탁합니다. 병역의무에 대한 인식과 상관없이 그냥 인간대 인간으로 그런 글 읽게 해서 미안합니다. 처음에 먼저 댓글 단 것도 저고.
차후에 답장이 달릴지 안 달릴지 모르겠지만 번호 붙여서 일일히 반박하실 것이 아니고 본문의 최중요 요지인 '남성 징병은 당연시 여길만한 게 아니며 감사해야 마땅하다'라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 될 듯 합니다. 님 말마따나 철없는 여고생이 쓴 글에 수천명의 남성들이 분노한 이유의 핵심은 저거니까 말이죠.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런데 계속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가겠습니다. 원글에 있는 내용을 복사해서 그대로 다시 가져옵니다. … 문법오류도 그대로……
1) 버릇없게 작성한 어느 여고생의 편지도 문제지만
2) 학교에서 시키니 예의바르게 써서 낸 다른 아이들의 편지에 진정성은 얼마나 담겨있을지 모르겠다.
3) 여고생들의 편지를 받은 남자군인들이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자세한 고찰도 없고,
4) 자신이 받은 위문편지를 굳이 친구를 통해 공개해달라고 해서 자신의 신변은 보호하고 관련 여고와 여고생들의 사진까지 나돌고 있는데도
5) 개인정보유출에 관한 이야기보다 싸가지없는 여고생에 관한 비난이 주를 이루는 이 상황이 정말 구역질나게 싫다.
이상 원글에서 제가 내놓은 감상입니다. ㅋ 이 감상이 얼마나 중대한 오류가 있길래 여기까지 왔나 싶네요.
@멋준님께서 써주신 1.번 내용에서도 ‘신상이 털린 것은 더 악랄한 편지를 쓴 다른 학생이다’라고 적어주셨는데 정량적으로 어느 정도의 악랄함이면 개인정보가 지천에 나돌아도 괜찮은 걸까요? 해당 여학교 이름과 학생들 단체사진까지 나돌고 있는 와중에 ‘내가 그런거 아냐’라고 말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앞서 말했지만 그럴 줄 몰랐다면 무지한 것이고, 그럴 줄 알았다면 영악한거라고 봅니다.
개인의 잘못을 집단의 잘못으로 매도하고 비난하고 온라인 심판을 하는 것. 당사자가 누구던 전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악랄하다고 괜찮고 덜 악랄하다고 안괜찮다면 그 악랄함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내 기분? 내가 속한 집단의 기분?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의 여론? 확증편향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이버 범죄로는 절대로 연결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으신가요.
해당 여학생의 신상이 털리고 안털리고가 아니라 ‘언제든’ ‘누구에게라도’ ‘한 순간의 지나간 과거 또는 단편적인 어떤 사실만으로도’ 사이버 상의 공간에서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난도질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인 것입니다. 이걸 그래도 되는 일로 치부해버리면 내가 나중에 재수없어서 그런 일을 당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정신적인 충격 따위는 본인이 감내하며 넘어가야 하는 일이 되어버리는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요. 제3자인 어느 여학생과 군인의 일에도 이렇게 긴 글을 쓰고 있는데 막상 직접 당하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요? 세상 살면서 얻은 지식 중 가장 귀한 것은 ‘세상에는 절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거든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예요.
그리고 저 역시 @Midsommar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개인의 일탈은 개인의 일탈를 문제삼고 왜 그런 일탈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고찰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개인의 일탈이 집단 전체의 문제로 번져나가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일들은 ‘그게 어때서’라고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모습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피해자만 있는 상황을 저는 매우 혐오합니다.
제가 어제 친구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과거에 친구가 활동하던 커뮤니티에서 어느 영양사의 편지가 올라왔었다고 해요. 남고였고 니애미창년부터 시작해서 눈뜨고 볼 수 없는 욕들로 도배가 된 설문조사지를 찍어올렸는데 아무런 이슈가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네, 세상은 불공정합니다. 어느 집단에서 어느 시기에 어떤 정보를 얻었느냐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슈가 되고 비난을 받기도 하죠. 그렇다고 눈을 감아버리면 그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게 되고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건전한 토론의 장이 열리면 상식의 수준이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식에 기반한 의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스스로의 편향을 인지함과 동시에 타인의 불행을 나의 불행처럼 여기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 적어도 사회에서 웃으며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비약이 있기에 누차 ‘개인적인 상황에 따른 개인적인 의견’임을 누차 강조했던거고요.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며 또 정리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모든 것을 재미로만 해결할 수는 없듯, ‘잘’ 해결되는 일로만 귀결될 수도 없는 그런 일들이 세상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첨삭지도하듯 빨간 펜을 붙들고 긴 반박글을 쓴 이유는, 나중에 자라서 어쩌면 이 글을 보게될 제 아들과 딸이 그동안 배운 문해력을 바탕으로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입각해 여기 쓰여진 글들을 읽으며 자신들이 살아갈 사회를 위해 엄마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모르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능력이 제게는 없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회적 인간이 보여주는 비사회적인 행태는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과 한나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번민하는유태인님 사회는 이렇게 돌아갑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같은 일을 해도 월급이 다르고, 육아휴직은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기혼여성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는데 모르시는 것 같아서 가르쳐드립니다.
https://m.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201141124001#c2b
제가 얼룩소에서 ‘여자국방부장관이 나오려면 남녀모두 군대를 가야한다’라는 논리로 ‘군대생활이 매우 끔찍해서 힘들었다’고 호소하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학생을 보고 어이가 없었던 적이 있는데 님의 글을 보고 있자니 그래도 인지부조화는 아니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