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이 혼자 살아도 욕먹지 않는 사회를 위하여

프랑
프랑 · 사회복지 연구활동가
2023/04/28
* 김희경, <에이징 솔로(Aging Solo)> 리뷰

"결혼 왜 했어?"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왜?'라는 말에는 호기심이 담겨 있는데, 이에 대해 시원하게 정답을 말해주지 못하는 내가 답답할 때가 많다. 정말 결혼을 왜 할까, 아무리 되물어도 그저 머릿속은 컴컴할 뿐이다.

친구들이 질문하는 의도를 나는 잘 알고 있다. 사실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살아야 되는 인간'의 표본으로 불리곤 했었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고, 혼자 있다고 해서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을 이미 한 이상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내야 하지만 궁색한 변명처럼 단지 와이프와 오랫동안 함께 살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결혼 왜 했냐"는 질문은 아무리 곱씹어봐도 철학적이다.

나는 와이프와 결혼을 하고 싶어 '선택'을 했다. 오랫동안 연애를 하면서 나는 혼자 있는 것도 좋지만, 타인과 시간을 보내는 걸 꽤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은 다른 문제였다. 와이프와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거쳐야 할 통과의례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와이프와 나는 사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고, 결혼식도 올리기 싫었지만 으레 그렇듯 양가 부모님들이 자신의 친구, 직장 동료 등에게 뿌려 놓은 씨앗(축의금)이 많기 때문에 그걸 거두는 수단으로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게 아니였다면 등짝 스매싱을 맞을 각오하고 결혼식은 건너뛰고 소소하게 축하하며 지내지 않았을까 싶다.

결혼을 하고 아들까지 낳아 키우는 지금은 와이프와 둘만 지냈을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이다. 결혼을 했으니 당연히 자녀를 낳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와이프와 깊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자녀까지 낳았으니 우리는 완벽한 '정상 가족'일까?

비혼은 비정상?

부모-자녀로 이루어진 가족만 정상으로 여기고, 그렇지 않은 형태는 비정상이라고 간주하는 사회를 비판한 저자 김희경이 이번엔 '결혼'을 중심에 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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