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박지선 · 페미니스트. 캣맘. 탈가정 청년
2023/06/30
[글쓰는 선-경계와 경계 사이]
 
그림: 본인 작품. 제목: 노을과 홍학. 재료: 종이에 오일파스텔. 2021. 08. 17.
   
# 철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의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토요일 아침, 글쓰기가 끝나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다. 선생님은 나를 존중해 주신다. 상담치료만 할 수도 있지만 약을 복용하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 비유 하시기를 무궁화호를 타고 가느냐, KTX를 타고 가느냐로 말씀해 주셨다. 
 ‘우울증’이라는 것이 병으로 규정된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어디까지가 정상범위이고 어디서부터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인 것일까에 대한 질문이 든다. 
 노을이 질 때에 여러 가지 색이 있지만 색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큰 덩어리로서만 색이 구분된다. 경계와 경계 사이에 있는 색은 섞여 있다. 어디서부터 붉은빛이 시작되는지 노란 빛이 시작되는지, 보랏빛이 시작되는지 정확히 구분이 가지 않는다. 나의 우울증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해본다.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에서 4월 26일에 처음 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물이 났다. 약물 복용에 대한 ‘거부감’ 이라기보다 내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의 상황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우울증이라는 것도 믿기지 않았다. 이제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지 한 달이 넘었다. 약물을 복용해도 큰 일 나지 않는구나, 비타민 같은 거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 우울이라는 것을 철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의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 최근에 들었다. 왜 이런 질문이 싹트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선생님께 이런 고민을 말하면 의사로서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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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려요. 글을 써요.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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