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글을 허락 없이 인용해도 될까?
2024/01/13
저작권법의 '인용' 조항에 대해서는 많은 출판관계인이나 언론인, 연구자 등이 궁금해한다. 내 주변에서도, 저작권에 관심 있는 편집자와 작가들이 저작권자 허락 없이도 인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용할 때는 일일이 모두 허락을 받아야 하고, 심지어 피인용 작품의 출판사한테 돈 주고 인용해야 하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전혀 잘못된 법적 상식이다. 요 며칠 사이에도 이 문제를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서, 이번 기회에 이 저작권법 제28조에 대해 아주 간단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1.
먼저, 저작권법 제28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2.
많은 분들이 여기에서 "정당한 범위"를 궁금해하는데, 판례는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그 표현 형식상 피인용저작물이 부연, 예증, 참고자료 등으로 이용되어 인용저작물에 대하여 부종적 성질을 가지는 관계(즉, 인용저작물이 주이고, 피인용저작물이 종인 관계)에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복잡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인용한 원작품이 아니라 비평, 연구, 교육 내용 등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원문을 500자 인용해놓고, 비평은 50자를 달아 놓으면, 이는 원문이 '주'가 된 것이어서 정당한 범위를 인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반대로, 원문을 100자 정도 인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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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