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노년을 구한다

김형찬
2023/06/06

“요즘은 무슨 재미로 사세요?”

“이 나이에 무슨 재미가 있어~ 그냥 눈 뜨면 하루 사는 것이지.”

“그렇게 사시면 몸이 더 빨리 늙어요. 다른 이유 없이 단지 늙었다는 이유 때문에 생기는 병들이 참 많아요. 무릎이나 허리가 아픈 것은 물론이고, 눈은 침침하고 귀도 점점 잘 안 들리고, 치매나 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거든요. 그러니 덜 아프고 싶으시면 치료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내가 천천히 늙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셔야 해요. 그런데 확실한 것은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에 대한 아무런 기대가 없다면 그만큼 빨리 늙는다는 거죠.”

환자를 살피다 보면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어요~”라고 몸이 말할 때가 있다. 몸은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겉으로 드러난 증상은 다 다르고, 큰 불편함 없이 살기도 한다. 다양한 약물들의 도움으로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환자를 치료해 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마치 습기를 잔뜩 머금은 나무에 불을 붙이는 것처럼 치료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때로는 ‘환자가 정말 낫고 싶기는 한걸까?’ 하는 의문마저 들 때도 있다. 

이런 현상은 중년 이후 혹은 그리고 노년의 분들에게서 더 자주 발견된다. 겉으로 보이는 삶의 모양은 다르지만, 젊은 날 각기 다른 색으로 반짝이던 삶의 색채는 점차 무채색으로 비슷해져 간다. 이 또한 자연스럽고 멋진 일이지만, 그냥 그렇게 보내기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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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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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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