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켰다’는 신성불가침의 절대 성역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3/06/08
이번에 족벌언론과 기득권 우파와 민주당 내부 경쟁자들의 협공 속에 임명 9시간만에 혁신위원장에서 물러난 이래경 이사장의 과거 발언들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천안함 사고였다.(개인적으로는 이래경 이사장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더 문제라고 본다.) 
   
이래경 이사장은 천안함 사고에 대한 자신의 최종 입장은 “원인 불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은 절대 의심해서도 이견을 제시해서도 안 되는 신성불가침의 절대 성역이 돼 있다. 
   
먼저 분명히 할 것은 천안함 사고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비난이나 모독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 북한 정권과 체제에 대한 호불호와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거나, 북한 체제와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도 천안함 사고가 과연 북침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사실 천안함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해 온 것은 우파 정권들이었다. 사고 초기에 이명박 정부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고, 가족들이 항의하며 부대로 진입하자 경비병들을 동원해 총구를 겨냥하기까지 했다. 가족들 속에 프락치를 심거나 무사귀환 촉구 촛불집회를 원천봉쇄하기도 했다. 
   
천안함 사고는 하필이면 한미해군이 대잠수함 훈련을 진행하고 있던 서해바다에서 2010년 3월에 발생했는데, 처음에 ‘북침론’을 부정했던 것은 역설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미국 정부였다. 당시 이명박은 “북한 쪽이라고 한다면 증거를 내놓아야 하는데, 자칫 국제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고, 국방부도 “북한 잠수함, 반잠수함의 특이 활동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한두달이 지나며서 분위가 바뀌었고 특히 민군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로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폭침’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조사 결과가 별로 설득력이 없고 증거도 부실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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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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