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해 보는 아레오파지티카
2023/10/31
언론의 자유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아레오파지티카다. 아레오파지티카는 1644년 존 밀턴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출판허가제를 반대하면서 쓴 책으로 언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고전으로 꼽힌다. ‘거짓은 진리를 이길 수 없다’라는 내용으로도 유명하며, 미국 수정헌법 제1조도 바로 아레오파지티가에서 강조한 언론표현의 자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그런데 2023년 대한민국에서 언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 모 일간지 기자는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당했고, MBC는 2022년 9월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한 윤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으로 해외 순방기에 기자단의 탑승이 배제되었고, 유례없는 법원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동맹을 이간하고 국익을 자해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보도를 MBC만 한 것은 아니다. 순방에 따라갔던 언론사가 모두 동일한 보도를 했는데, 가장 빨리 보도한 언론사가 MBC였고, 그래서 MBC가 타겟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시 문제가 발생한 날로 돌아가 언론이 이 보도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가 자문해 보면, 순방에 함께 한 모든 기자들이 이를 기사화했다면 이는 충분히 뉴스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보도하지 않았다면 이는 언론이 객관적인 실체적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 된다. 그날 이후 MBC도 우리나라 언론사도 자유로운 언론보도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이어 가짜뉴스 퇴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언론사를 옥죄는 정책으로, 권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슬프게도 언론은 늘 권력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늘 권력의 통제를 받아왔다. 대통령 주위에 언론계 출신 인사가 많은 것이 언론과 권력의 긴밀한 ...